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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yshin Dec 27. 2022

등록 확인 예치금 납부서

간호학과 23학번

나이트 근무 시간 때면 낮동안 못했던 것들을 처리해보려 한다. 혹시나 해서 학교 홈페이지 들어갔다. 드디어

등록 확인 예치금 납부서가 출력이 됐다.


며칠 동안 막연히 걱정만 했었다. 3교대근무를 하면서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내 체력이 잘 견디여 줄런지제일 걱정이기도 하다. 또 다른 걱정은  병원에서 얼마나 근무시간을 즉 매달 매일 달라지는 스케줄을 어떻게 정해주실지 그게 걱정이고 동료들의 눈치도 보인다.


나는 아들과 친정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혼자 살면서 빚 없이 산다는 거 또한 쉽지 않다. 이 세상 또한 카드가 기본인 세상인 삶을 누구나 그렇듯 살아가며, 한 달 월급은 통장에서 몇 시간 몇 분. 초. 머물다가 물 빠지듯  늘 빠져나갈 뿐.. 늘 여유롭게 살지 못하는 외벌이 가장의  현실이기도 하고,  혼자 벌어서 아들 뒷 바라지도 형편이 빠듯한 상황 속에서 그래도 나를 위해 내 미래를 위해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마흔여섯 살에 마지막 대학 수시 1차 지원했던 게 덜컥 합격을 해버렸다.


3년 동안 후회가 돼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단 한 곳에 지원하고 면접을 보게 된 것이다. 사실 합격 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도통 실감 나지 않았던 마음이 등록확인 예치금 납부서를 출력하고 나서 걱정이 태산 같이 밀려온다.  심박수는 알 수 없는 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입은 난 바짝바짝 마르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게 어릴 적 대학에 합격했을 때와는 좀 많이 달랐다.


내 아이는 엄마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말한다. 엄마 인생 위해 늦어도 꼭 배우고 싶다면 어떻게 되든 시작은 해보는 게 좋겠다는 내 아들의 응원을 받아 일과 공부 병행은 당연히 힘들

겠지만 그래도 이미 해보기로 한 것 뒤돌아 보지 않기로 했다.


내가 직업군을 바꾼 것에 대해 후회하진 않는다.

멋모르고 사회에서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회사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 난 그 직업이

천직인 줄 알았다. 주 5일 근무는 기본 년. 월차는 당연하게 사용하는 회사생활을 하던 나에게 간호조무사라는

직업은 내가 아이를 끝까지 나 자신 스스로 책임지며 살아감에 있어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려준 직업이다.


친구들은 직급이 높아져 대접받고 회사 다니는 때 나는 간호조무사 실습생 이었으며,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마음들과 정신적이 흔들림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산부인과분만실에서 분만과 수술을 배우며 3교대 근무 하면서 삶에 패턴과 생각이 바뀌어갔고.  아픈 환자를 볼 때면 인생 별거 없는데 뭘 위해 아등바등 사는 걸까~ 혼자가 되어있는 나 자신에게 너무 미안했다.

나를 위해 사는 건지 아들 위해 사는 건지.. 어차피 누구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세상 속에 살아간다면, 먹고 싶은 거 해보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것 중에 서 찾아서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데 노력하는 것 도 좋은 것 같아.


나는 사람 냄새가 나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잘 케어할 수 있는 노인전문간호사가 되길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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