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친구를 그리워하며

by 박 혜리


너를 만나고 돌아온 날, 꿈을 꾸었어.

초록색 애완동물로 변한 너는 미소를 띤 채 꼬리를 흔들며 나를 향했는데

너의 안녕을 바라는 나의 생각이 그렇게 꿈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네 소식을 처음 듣던 날. 수화기 저 편 힘없는 네 목소리 가슴이 철렁하며

밥 잘 먹고 치료 잘 받으라 네 등 쓸어내리며 참았던 눈물 손등으로 훔치며 돌아서는데,

아무 일 없었던 듯 손 흔드는 모습 마지막이 될 줄은 차마 몰랐다.


몸이 약한 나를 위해 술에 취하여도 언제나 택시를 잡아주고

때로는 집까지 동행하며 고민을 털어놓는 내게

나는 늘 네 편이라며 응원해 주던 마음씨 고운 내 친구 ㅇㅇ야.


문상을 함께 간 어느 날,

술을 따르기 위하여 구부린 무릎 아래 엄지손가락만 하게 구멍 난 네 양말을 지긋이 바라보며 가장의 고단함을 느끼는데,


함께 늙어가자 낮게 읊조린 말은 돌아오지 못할 메아리가 되었고,

한잔의 술에 하고픈 말들 삼키고 달랬을 너의 고뇌를 조용히 떠올려 본다.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일을 마치는 대로 한달음에 달려가던 내 친구 ㅇㅇ야.


널 위해 십 분의 일이라도 몸을 돌보았더라면 하는 뒤늦은 아쉬움이 드는데,


곧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질 널 그리워하며

아픔 없는 그곳에서 사랑하는 가족 늘 지켜주길 바라며

이제 친구를 떠나보내려 한다.


친구야 네가 있어 행복했다.

모든 근심 걱정 내려놓고 이제 편히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