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 혜리


언젠가부터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눈이 떠지는 날이 많아졌다


이른 아침은


발자국이 남지 않은 새벽의 고요


그런 날은


옛 영광에 사로잡힌 무사의 마음처럼


정성 들여 차를 끓인다


그러고 보니


젊은 시절엔


누웠다 하면


쥐 죽은 듯 잠이 들었는데


언젠가부터


소리를 지르며 악몽을 꾸거나


또 어떤 날은 을 치듯


주먹을 휘둘렀다 한다


나는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라


모두 발뺌을 해보지만


젊은 날의 치기 같은


괴이한 소동이 지나고 나면


무성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