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회상

by 박 혜리


오랜만에 옛 추억에 잠겼다


고향을 떠나 아무도 없는 도시에


맨몸으로 올라와


거대하고 막막한 도시에 홀로 섰을 때


회색빛 굴뚝 사이에


네모난 상점 같은


분식집을 지날 칠 때마다


부연 먼지를 뒤집어쓴 김밥이


굼벵이처럼 누워있었다


명랑한 소녀들은 삼삼오오 모여


김밥이나 컵라면을 먹는데


월세와 학비로


비어 가는 내 통장 잔고를 바라보며


나는 시계의 초침 같은


군침을 꼴깍 삼키곤 하였다


허리는 점점 가늘어져


생리가 없어지자 덜컥 겁이 난 나는


지폐 같은 꼬깃꼬깃한 종이에


연애편지 쓰듯 소상하게 적어


가까운 병원을 들렀는데


선생님은 내 몸무게를 물어보고는


영양이 부족해서라며


골고루 많이 먹어라는


처방을 내렸다


또 어떤 날은


충치를 치료하기 위하여


문밖까지 음악이 흘러나오는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


흰가운을 입은 선생은


혹시 저 노래의 의미를 아냐며


내게 물어보았는데


학교 도서관에서


데미안과 셰익스피어를 읽은 나는


수줍은 듯 씩 하며 웃고 말았다



Ps : IMF와 금융위기 때처럼 어렵다는 요즘 옛날 시절을 연상하며 힘내라는 마음을 담아 시와 노래를 올려봅니다



https://youtube.com/watch?v=u42VwB-faVA&feature=shared

오래전 병원에 흐르던 그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