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

by 박 혜리


운전을 많이 하는 그는 상비용으로

자주 소화제를 사다 날랐다


그것이 의아한 나는 이유를 묻곤 하였는데


언젠가부터 운동을 다녀와도

속이 더부룩하면


마약 같은 흰 가루로 된 소화제를

입안 가득 털어 넣어야 한다


막힌 배관이 뚫리 듯 금방 시원해지는

기가 막힌 위로


아침은 구운 감자나 고구마 그리고

삶은 계란, 샐러드와 과일 몇 조각


점심은 삼 첩 반상

저녁은 가볍게 먹은 지 오래


아이들이 한창 먹을 때는

열 첩 반상으로 푸짐하게 차렸지만


하나 둘 아이들이 집을 떠나자

내 식사는 한층 간소해졌다


어깨가 아파 마사지샵을 다닐 때

앞이 보이지 않는 그녀는 내 가슴 위로 손을 올리더니 무심한 듯 위가 작네요 하였는데


나이테가 느는 고목처럼

옹이가 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