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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지나 Jan 14. 2023

과거의 나를 만나러 간 시간 Part.2

첫 심리상담 후기 두번째

심리상담의 두번째 시간,


오늘의 주제는 아이메세지였다.


샘은 이제는 나에게 피드백을 넘어서 숙제를 주셨다.
내가  이 전 수업에서 감정표현을 하지 못한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나자신도 완전하지 못하면서 울 엄가가 감정표현을 너무 못하시고
본인 이야기를 하는게 너무 서투른것도 아니고 해본적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컸던 요즘이라
엄마의 정신건강을 위해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나도 감정표현 고자이지만 엄마는 얼마나 더 답답하실까 하는 생각에
지금 내가 상담을 하며 느끼며 변화하는 이 기분을 조금이라도 엄마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마음에
뭐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쌤이 방법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시더니 

일단 내가 감정을 표현하는게 먼저고 

그렇게 엄마 앞에서 내 기분과 내 생각을 표현하다보면 엄마도 보면서 깨닫는게 있을거라고 하신다. 

그렇게 내가 표현을 하는 걸 몸소 느끼며 엄마도 표현을 할 수 있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지금 엄마의 감정이 어떤지에 대해 자꾸 물어서 

자신이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맞아 엄마를 궁금해하고 물어보고 했어야 하는데 우리집 자식들은 엠젯세대이다 보니 

자기표현 자기 컨텐츠가 많아 각자 본인 이야기를 하기 바빴었다. 

그래도 다른 가족들보다는 우리끼리의 시간도 많이 갖고 밥도 모여서 많이 먹는편인데 

엄마는 항상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법이 없었다. 

그나마 요즘은 아빠가 자꾸 말을걸고 장난을 걸어주어서 두분이 빚어내는 티키타카가 재밌었는데 

생각해보니 아빠도 요즘은 무슨 생각이 드셨는지 자꾸 자꾸 엄마에게 관심을 돌리고 

말을 걸어주는 모습이 어설프게나마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내비쳐저 갑자기 또 행복해진다. 

앞으로 우리 가족에게 좀 더 묻고 표현해주며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가야겠다.


그리고 항상 이야기 했던 타인에 대한 엄격한 잣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내가 느끼는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손절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가 그런 마음의 상처를 받았는지.. 

갑자기 생각해보니 최근? 아니 그 뇌리에 깊게 박혔던 몇 장면들이 스쳐지나갔다.  

전 직장동료인 그녀와 둘이 만나서 회사, 일상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오랫만에 만나 할말이 많던 우리는 그녀가 먼저 말문을 트고 본인의 회사썰을
신나게 이야기하고 나는 진심을 다해 들어주고 반응해 주었다. (물론 뇌피셜입니다만..)
그리곤 요즘 나의 근황들을 풀어놓고 있는데 이야기를 하며 본 그녀의 표정은
동공이 풀려나가며 하품을 연달아 몇번을 하더니 이야기가 끝나갈때 쯤엔 눈에 눈물방울이 맺혀있었다. 

그 지루함을 참지못한 그녀의 표정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래서 헤어지는 길에 너무 무례한 그녀를 다신 보고싶지 않다고 되뇌이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 후에도 찝찝한 마음에 내 이야기가 그리 노잼이였나? TMI 처럼 지루했나?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들어 그 때의 상황을 곱씹어 보기도 했었다.


이 상황을 돌이켜보면서 상담사님께 이야기를 한다.

지인이랑 대화하는데 지루함을 온몸으로 표현을 하는 그 사람이 너무 무례해서
내가 존중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끊고 싶었고 했다.


그럼 최근에 짜증이 났던 적 있었나요? 

항상 남자와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있었던 것을 난 이때다 싶어 연결했다. 

어떤 사람과의 두번째 만남이 있은 뒤, 아직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친밀하지 않은 관계에서  

그 남자는 우리집에 초대해달라는 말을 했다. 

그 비슷한 뉘앙스를 이전에도 비친 적 있던터라서 약간의 버프가 되어 

나는 그말에 많은 뜻을 내포에 이사람이 나를 쉽게 보고있나, 

내가 또 이 사람에게 가볍게 비춰진 점이 뭔가, 

남자들은 왜 다 생각하는게 이모냥이고 똑같지, 

그것밖에 모르는 짐승들 이라며

엄청엄청나게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주체를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이야기를 전달하며 나를 쉽고 가볍게 본다는 생각에 짜증이 나고 

그 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더 나아가 남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듣고 계시던 상담사님이 질문하셨다.

음.. 그런데 진아님은 그 사람들과의 트러블이 생겼을 때의 원인을 왜 진아님에게서 찾는거죠? 

그 사람이 그냥 나랑은 안맞는 사람이고 어떻게 보면 별로인 사람일 수 있는거잖아요?

라고 되물어 보시는데 또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사람은 그냥 별로구나, 저렇게 여자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나를 가볍게 생각하는 그 사람이 잘못이지, 사람볼줄 모르고 나에게 이렇게 대하는 니가 손해지뭐 라고 

콧방귀나 뀌어가며  나랑은 맞지 않는 사람이다고 가볍게 느낄 수 있는건데    

지레 내가 걸리는 부분이 있는건지 아니면 그동안의 내 경험을 토대로 일반화를 시키는건지 

나의 어떤 부분이 저사람에게는 쉬운 여자로 비춰지나 내가 옷을 좀 야하게 입었나 라며 

내 안에서 부족하거나 잘못된 점을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 사람을 또 그 하나로 판단하지 말고 몇 번의 기회를 줘보라는 말씀 

완벽한 사람은 없고, 나 또한 미성숙한 인간이고 같은 실수를 몇번이고 반복하기도 하지않나.. 

하지만 나도 쌤의 말을 100% 다 수용하지는 못한다. 

내 안에 확고한 가치관들이 의읭? 하게 만든다. 

그런 가벼운 사람과의 만남을 이어가도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할 걸 안다.  

그게 무의식에서 오는 내 육감같은 것인데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그 사람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느낌은 거의 틀린적이 없었고, 그냥 그 하나로 기피해 버릴만한 내 안의 확신같은게 있다. 

피드백을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아직도 그 부분은 많이 부족하디 부족하다..  

그냥 한번 받아들이고 넘어가줘서 만남을 이어가보면 또 다른 모습들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잘맞을 수 있다. 올해의 나는 계속 그걸 넘고 깨보기로 결심한다. 

바뀌지 않으면 내년과 똑같다. 

해보고도 그 방식이 나랑 맞지않으면, 또 돌아가기로 하고 올해는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바뀌는게 아니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 사람들을 평가하며 잘라내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두는 것..


그자리에 두었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성숙해지며 나랑 맞아가는지 지켜보는 것 

실수를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는 것  

마음의 여유가 없더라도 조금의 자리를 내어주는 것 

내 사람들에게는 나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 

내 사람들의 감정을 소중하게 지켜봐주고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


그런 것들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참 많은 생각의 폭을 넓혀준 아주 값진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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