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음식] 봄동 다 잡쉈어? 쭈꾸미집 예약해~

누가 된장국에 냉이 넣어주면 그건 사랑이다

by 미솔랭가이드
미솔랭 게시물 (23).png 사진출처: 친구가 말아온 봄동비빔국수


봄동 다 잡쉈어? 쭈꾸미집 예약해~


요즘은 제철음식 타령을 하는 것도 트렌드에 편승하는 느낌이 있어서 예전만큼 전통 힙스터 같은 느낌이 없지만 그래도 챙겨 먹던 사람은 이 습관을 버리질 못한다. 하물며 나는 예전 회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할 때, 종종 마지막 장표에 제철음식을 넣어두곤 했었다. 이 계절에는, 이번 달에는 이걸 먹어라. 그 당시에는 마라탕을 좋아할 법한 젊은 친구들이 많아서 ‘저 아줌마 왜 저래’ 했을 수도 있지만, 모르면 니네만 손해지.


‘제철’ 정도의 주기는 딱 좋은 것 같다. 늘 있는 것이 아니니 기다림의 설렘이 있고, 기다리면 다시 돌아오니 얼마나 적절한가. 항상 나오면 소중한 줄 모르고, 안나오면 그림의 떡이거늘. 강박적으로 챙겨먹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난 두근두근하며 제철음식을 기다리는 게 좋다. 지난 겨울, 노로바이러스 유경험자로서 이제 생굴 근처는 얼씬도 안하는, 방어도 먹을만큼 먹은 나는 이 봄을 기다렸다!


다들 릴스에서 봄동비빔밥을 해먹고 있던데, 냉장고에 남은 거 얼른 무쳐드시고 쭈꾸미집 예약을 걸어두시길 바란다. 이제 곧 쭈꾸미철이다. 이제 봄도 됐고 하니 몸보신 좀 할까 하고 가보고 싶었던 연포탕집에서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려던 찰나, ‘아니, 쭈꾸미 먹어야 됨’ 하고 쭈꾸미 맛집 링크를 들고 오는 소중한 친구를 두었는가? 그렇다면 아주 잘 산 인생이다. 내 얘기다. 나는 이미 예약했지롱.


계절의 변화가 크게 느껴지면 나이가 든 거라고 하던데, 말해 뭐해. 이미 나는 동네 어귀에 핀 개나리 사진 찍는 것을 참지 못했다. 더 따뜻해지면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힘껏 장전중인 목련도, 얼마 전보다 훨씬 더 길어진 해도, 봄볕에 맞게 퍼컬을 바꾸고 있는 나무들도 다 느껴지는데. 지독하게 길고 더운 여름을 필두로 이제 정말 제철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가 느껴져서일까? 봄이 느껴지는 하루하루가 엄청 소중하다.


봄이 찾아온다고 내 일상에도 그럴 듯한 봄날이 찾아드는 건 아니나 이유도 없이 이렇게 둥실둥실해지는 건 어쩌면 한 계절이 지겨워질 무렵 너무 지치지 말라고, 다가오는 계절이 주는 선물 같다. 물론 성급하게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다 감기 걸릴까봐 아침마다 눈치게임을 하며 몸을 사리고 있지만 말이다. 나도, 여러분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봄날이 되길. 쭈꾸미 맛집은 제가 갔다와서 검증하고 풀겠습니다.


+ 코트랑 패딩은 식목일에 넣는 거 아시죠? 방심하지 말아요. 감기 걸려~



미솔랭가이드 250319 : [제철음식] 봄동 다 잡쉈어? 쭈꾸미집 예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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