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이런 명랑한 우주. 좋음. 평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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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솔랭가이드


이런 명랑한 우주. 좋음. 평서문


나는 우주를 소재로 하는 sf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괜히 역사 벽돌책을 읽는 것처럼 꽤 많은 사람들이 우주로 도망친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어차피 너도 나도 다 죽고 없어진다’는 명제 아래 시간의 뒤로 도망치는 나와 달리 우주파들은 ‘이 큰 우주에 나라는 먼지 같은 존재, 다 부질없다’의 관점인 것 같았다. 설득력 있고 참된(?) 도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 영화를 볼 기회가 있어도 굳이 우주물을 선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져 임팩트가 더 없는 느낌이랄까. 〈프로젝트 헤일메리〉도 아마 그런 영화 중에 하나로 지나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유독 이 책은 주변에 원작을 읽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친구가 ‘너는 이것을 좋아할 것이다’하고 단호하게 말해주길래,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도대체 뭐길래’ 하고 극장으로 달려갔다.


귀신 같은 기지배, 어떻게 알았지. 너무 즐겁고 재밌게 봤다. 트위터에서 어떤 영화기자님이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보라고 해서 잔뜩 쫄아있었는데, 그런 거 몰라도 된다. 왜 다들 그렇게 입모아 아이맥스로 보라고 하는지도 알겠다. 영화가 명랑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원작을 왜 그렇게 보는지도 알겠다. 영화 자체의 서사가 부족한 것은 아니나 이야기가 훨씬 더 풍부하겠구나 하고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다.


쌉T에 과몰입해서 영화의 결말을 생각해본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나는 요즘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결말이 좋다. 보통 인간의 삶에서 겪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은 부정적인 것들이 많은 듯한데 이런 영화에서 보여주는 말도 안되는 결말은 오히려 위로가 된다. 조용하고 어두운 극장 안에서 ‘풉’하면서 어깨 한 번 들썩이며 웃으면 나도 모르게 짓고 있던 한숨들이 같이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나에게 라이언 고슬링은 〈노트북〉이나 〈라라랜드〉보다 〈바비〉 속 켄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헐리웃 남배들이 안할 것 같은 이상한 캐릭터를 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한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좀 덜 진지해진 것 같다. 좋다는 뜻이다. 이미 배경이 심연인데 등장인물들까지 진지해버리면 영화도 관객도 같이 가라앉았을 것 같은데 엉뚱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리고 록키. 좋음. 좋음. 좋음.


표 구할 재주 있으면 아이맥스로, 큼직한 화면에서 보면 더 좋습니다

돌을 사랑하거나(?) 스타일링이 좋은 우주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

상영시간 156분으로 짧지 않으니 맥주와 커피 섭취 주의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projecthailmary


260403 미솔랭가이드 : [프로젝트 헤일메리] 이런 명랑한 우주. 좋음. 평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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