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왕자 싫다고 했잖아요. 왜이래 갑자기...
(고막남친…?ㅋ) 오빠 나우러ㅠㅠㅠ
처음에 프로그램 제목을 들었을 때는 “고막남친…?ㅋ 작작해…”라고 말했다.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는 중년은 모든 세대의 미움을 받는다. 차라리 나를 낮춰 기꺼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게 낫다. 뻔한 게 싫었다고 했지만 버터왕자에 치를 떨던 그가 40대 중반이 훌쩍 넘은 지금 고막남친을 자처하는 것은 좀 웃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음악프로그램에 최적화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너무 알고 있다.
내 오빠들의 귀여움을 받던 막내뻘이었는데, 어쩌다보니 한국 가요계 위아래 대통합의 상징이 되어버린 성시경이라니. 노래 잘해, 진행 잘해, 적당히 웃겨, 먹방으로 유튜브도 씹어먹어(?)...제작진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카드라는 것도 너어무 잘 알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얘기한 톤앤매너가 그러하듯 뭔가 좀 까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것도 그의 숙명인 것 같다.
“꼭 말을 저렇게 해야해?”, “아, 왜 내가 좋아하는 맛집 줄 서게 하는 거야”, “노래는 진짜 좋은데…”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게 하지만 방향성이 아이돌이 아니어서 그렇지 그 또한 여러모로 스타성을 가진 건 맞는 듯하다. 나는 이번 〈성시경의 고막남친〉을 보고 약간 한 25년 동안 끼고 있던 팔짱을 풀게 되었다. 물론 제작진들과 여러 스탭들이 함께 한 결과물이겠지만, 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달까.
일단 79년생 오빠가 광어회로 10kg 뺀 거 너무 존경한다. 그것만으로도 보통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일단 섭외부터가 나를 포함한 중년들의 심금을 울렸다. 프로그램을…이소라로 시작해? 김조한이랑 〈천생연분〉을 불러? 제주도에 있던 이재훈을 불러올려? 그 귀한 〈고백을 앞두고〉 무대를 만들어? 어릴 때 듣던 노래만 들으며 늙어가고 있던 나의 동년배들이 볼 수 있는 〈가요무대〉를 기꺼이 열어준 것 아닌가.
새로 나오는 아이돌의 노래를 알아가는 것은 애초부터 포기했지만, 그래도 제니가 뭐하는지는 좀 알고 싶고, 한창 회사 다닐 때 술먹고 노느라 따라잡지 못한 엑방원의 서사를 이제야 좀 파악하고, 겨우겨우 그러고 살지만 〈천생연분〉 전주 나오면 눈물이 차오르고,〈루시퍼의 변명을〉 짱짱하게 라이브로 말아주는 이재훈의 노익장…아니 퍼포먼스를 보며 추억에 젖는 것은 기분 탓일까.
다 이게 성시경 선생님 덕분이다! 고막남친 화이팅!
- 성시경을 좋아하나요? 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해도 괜찮아
- 요즘은 방송국 유튜브에서 클립들을 아주 잘 말아줍니다
- 혹시 형편되시면 동률옹 한 번만 불러주시면 안될까요? 윤상오빠도 좋구…
260406 미솔랭가이드 : [성시경의 고막남친] (고막남친…?ㅋ) 오빠 나우러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