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 돌아온 최애프로그램

이런 것이 바로 수신료의 가치

by 미솔랭가이드
미솔랭 게시물 (47).png


다큐3일, 돌아온 최애프로그램


매주 일요일 저녁 아빠와 거실에 앉아 〈다큐3일〉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일요일 저녁을 대단히 요란하게 보낼 것도 없으나, 적당히 차분하게 한 주를 마무리하기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다른 사람 사는 얘기 뭐 궁금할까 싶지만, 참 사람이 저마다 사연이 있고 자기 인생들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특별한 이벤트보다 노량진 3일, 창신동 봉제골목 3일, 이런 편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굳이 따지자면 〈인간극장〉도 있고 〈한국인의 밥상〉도 있겠지만, 〈다큐3일〉이 좋았던 건 나랑 똑같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가운데 문득 발견하게 되는 것들이 있어 그랬던 듯하다. 이제는 고전짤이 된, 국문학과에 가고 싶었던, 시 〈낙화〉를 읊던 선장님의 모습이 그 한 예시랄까. 카메라가 그 선장님을 비추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그분을 그냥 어부아저씨로 기억했겠지.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딨나’의 맥락보다는 ‘모두가 자기 고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에 가깝다. 이번 책을 만들면서 한 인터뷰이가 계속 나에게 되물었다. 우리 진짜 평범한데 이걸 너무 흥미롭게 듣는 내가 신기하다고. 이게 책에 나올 만한 이야기냐고, 사람들이 궁금해할까요? 하지만 그분들의 인터뷰는 편집자인 내가 꼽는 이 책의 백미가 되었다. 막상 본인들은 잘 모른다. 나의 이야기 또한 마찬가지일 거다.


방송이다보니 죽상을 하고 있는 사람을 굳이 전파에 태우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다큐3일〉에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자기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애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다큐3일〉이 끝나고 나면 정말 주말이 끝이라 다시 울상을 하고 회사갈 준비를 했지만, 다 비슷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나도 다음날 찾아올 월요병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돌아온 〈다큐3일〉의 첫 편은 273버스였다. 대학생 시절, 나도 자주 탔던 273에는 여전히 대학생 친구들로 그득했다. 갓 입학한 친구들의 설렘, 고학년 선배들의 취업 걱정도 그저 다 귀엽고 이뻐보인다. 새벽차에 오른 한 여사님께서 청춘이 너무 금방 지나가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기고 살라는 말이 더 와닿는 건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그렇게 비슷하게 산다. 그래서 다행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 대도파민의 시대에, 이런 프로그램의 반응은 어떨까?

- 안동역 폭파협박범은 잡혀갔을까? 인생 실전 꼭 경험했길.

- KBS 앰버서더 아닙니다…옴부즈맨을 했음 했지…


260407 미솔랭가이드 : [다큐3일] 돌아온 최애프로그램

작가의 이전글[성시경의 고막남친] (고막남친…?ㅋ) 오빠 나 우러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