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미 사서 봤으니까요.
나만 볼 순 없지, 희망도서 신청완료
가끔씩 각 잡고 읽고 싶은 책들이 있다. 이거 읽다가 저거 읽기도 하고, 재미 없으면 읽다 말기도 하지만 마음 먹고 읽게 되는 책이 있다. 《탐욕스러운 돌봄》은 그런 책이다. 아마 내가 신성아 작가의 책을 처음 보는 것이었으면 병렬독서 하는 여러 권 중의 하나였을 수도 있겠지만,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에 이어 두 번째 책이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대충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신성아 작가는 《꽤 괜찮을 미래》를 준비하여 인터뷰이로 만났다. 책의 기획의도가 그러했듯 나는 그녀를 엄마보다는 한 사람이자 작가로 만났고 인터뷰이에 대한 스터디 차원에서 전작인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을 읽게 되었다. 아픈 아이를 돌보면서 느꼈던 감정에 내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이 책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이 사회 구조 전체를 둘러보는 대범한 시선을 보여주면서도 구체적이다.
비스듬히 누워서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책상 서랍을 뒤져 플래그 스티커를 찾았다. 책의 측면이 다 덮일만큼 스티커가 붙었고 나는 팬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인터뷰의 주제는 소아청소년암과 그 곁을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였지만, 우리는 돌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슬쩍 다음 책의 가제가 ‘탐욕스러운 돌봄’이라고 알려주었는데 그대로 나온 모양이다.
‘탐욕’과 ‘돌봄’이라는 두 단어를 나란히 쓰고 나니 두 의미의 간극마냥 생각이 깊어진다. 아이도 없고, 본격적인 부양의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나는 돌봄이라는 단어 앞에서 자신감을 잃는다. 제대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처럼 그것에서 당장은 자유로운 사람들이 맑은 정신으로 이 아젠다를 잘 알아차리고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나에게도 언젠가 분명히 닥칠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돌봄이라는 것은 나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존재와 함께 잘 지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신성아 작가의 글은 꽤 농도가 짙고, 선명하다. 그런데 그게 잘 벼려있어 나의 생각과 마음에 팍- 하고 꽂힌다. 카피라이터 출신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니. 엄청난 조합이다. 이렇게 거침없지만 섬세한 글을 얼마만에 보는 것인지 속이 다 시원했다. 생각도 좋지만 글발은 더 좋다.
당연히 인터뷰는 너무 좋았고, 감사인사를 드리는 메일에 어떤 방식으로든 재미있는 프로젝트로 또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녀의 꿈은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속으로 신성아 작가가 더 크게(?)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글로 세상에 화두를 던지는 것도 좋지만 투수로만 쓰기에 아깝다. 딱 봐도 올라운더다. 동네사람들도 다 봤으면 하는 마음에 동네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돌봄에 대한 큼지막한 시선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
-그럼에도 끝까지 다정함을 잃지 않은 글
-내용은 사회과학인데 글발은 매거진
260408 미솔랭가이드 : [탐욕스러운 돌봄] 나만 볼 순 없지, 희망도서 신청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