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솔랭 떠들랭] ai를 쓰는 게 나쁩니까?

난 클로드 없으면 이제 일을 못해

by 미솔랭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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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쓰는 게 나쁩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부터 하자면 “아니오”다. 있는 기술을 왜 안쓰나. 써야지. 하지만 내가 ai를 뛰어나게 잘 쓰지 못하는 입장에서 이 기술과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의도가 담길 것 같아서 조금 조심스러웠다. 부정적인 얘기를 꺼낸다면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의 자격지심에서 기반한 얘기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내가 이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깨달았다.


이 기술을 활용해서 뭔가 쉽게 가려고 하는 나쁜 행태들이 싫었다. 기존에 어려웠던 것을 기술로 잘 풀어 쉽게 가는 것이 나쁜 것도 당연히 아니다. 지금의 나만해도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는지 모른다. 없으면 혼자 일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멀쩡히 눈 앞에 있는 사람을 경시하고, 콘텐츠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이걸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그 허황된 믿음이 싫었다. 세상이 그렇게 쉽고 만만하던가.


IT회사의 브랜딩을 하면서 내가 늘 했던 얘기는 “모니터 뒤에 사람 있어요”였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사람이 그걸 잘 써야 좋은 거지, 기술을 가진 사람에게만 유익하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내가 나이가 들어 인간을 점점 더 못믿게 되어 그런지는 몰라도 인간이 기술을 선용(善用)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인간은 그 정도까지 착하지는 않은 것 같다.


선용하지 못하는 인간을 적절히 제어해줄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도 쉽지 않아보인다. 제도나 정책은 늘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그 속도의 차이가 더 크다. 그래서 나도 겁이 나고, 불안하다. 나만 도태될까봐. 개인의 생애주기와 세상의 격변기의 교집합이 어느 구간에 있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다. 나의 동년배들은 아무래도 생산성이 제일 활발해야 하는 시기와 맞물려 모두가 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굴 가서 다시 모닥불 피우고 살 거 아닌 이상, 나도 더 공부하고 알아보려고 할 것이다. 지금의 이 난리가 너무 새로운 신문물이 나타나 다들 화들짝 놀라서 그런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나도 처음에는 호들갑을 떨며 이것저것 알아보다 오히려 마음을 좀 비우니까 괜찮아졌다. 그리고 태생적으로 의심이 많은 기질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대로 갖다 쓰지도 않고, 다 믿지도 않으니 다시 주도권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 저는 제미나이랑 클로드 프로 두 개 씁니다. 다들 뭐 쓰시나요?
- 솔직히 아직도 자격지심 쪼금 있고요?

- 이래서 엄마가 사람이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260417 미솔랭가이드 : [미솔랭 떠들랭] ai를 쓰는 게 나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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