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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운 Nov 08. 2024

부모님 생활비 기준, 한 번에 정리한다

 



‘부모님께 생활비 얼마나 드려야 할까?’ 이 질문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돈 이야기는 민감하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더 그렇다. 어떤 사람은 “난 매달 10만 원 드려”라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나는 50만 원씩 보내고 있어”라며 서로 다른 생활비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 자신의 상황을 다른 이들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정말 얼마를 드려야 적당할까?



대한민국 통계청과 KB금융지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생활비는 평균적으로 월 소득의 5%에서 10% 선이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300만 원인 경우 15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를 드리는 것이 평균적인 기준으로 나타난다. 수치는 그렇지만 여전히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과연 이 금액이 우리 부모님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부모님께 얼마를 드릴까’를 고민할 때 사실 부모님의 상황도 중요하다. 어떤 부모님은 자산이 넉넉하고, 매달 생활비를 받지 않아도 생활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은퇴 후 고정 수입이 줄어들고 병원비 등 고정지출이 늘어난 부모님도 있다. 이럴 때는 금액을 정하기 보다 생활비를 드리는 방식을 바꿔 보는 건 어떨까?



여기서 중요한 교훈은 부모님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0세 이상의 부모님 중 약 42.7%가 자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많은 부모님들이 “생활비보다 건강 관련 지출 지원이 더 필요하다”라고 응답했다. 단순히 매달 일정 금액을 드리는 것보다, 병원비로 목돈이 필요할 때 그 금액을 부담한다든지 오래된 가전이나 가구를 바꿔 드린다든지 구체적인 지원을 하면 더 큰 도움과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드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어떻게 드릴까?”라는 고민은 금액만큼이나 중요하다. 생활비는 자녀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부모님께 금액에 관계없이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께 생활비를 드릴 때 특별한 포스트잇에 손 편지를 적어 함께 드리거나, 주말에 함께 장을 보고 필요한 것들을 사드리는 식으로 감동을 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작은 행동들이 생활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내 친구는 한 달에 20만 정도 드리는데 돈을 드릴 때 항상 메모에 작은 응원의 말을 써드린다고 한다. ‘엄마, 오늘도 맛있는 거 드세요. 사랑해요.’ 그러면 엄마가 항상 웃으시면서 고마워하시더라고. 금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전달 방식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생활비 외에도 부담스러운 시기가 있다. 바로 부모님의 생신이나 명절, 결혼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이다. 이때는 생활비를 더 드려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꼭 금액을 높여야만 할 필요는 없다. 부모님께 특별한 이벤트나 경험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생신에 직접 요리를 해드린다든지, 부모님과 근교로 바람을 쐬러 갔다 온다든지 등의 방법도 좋겠다. 이벤트를 계획하면, 부모님께 더 큰 기쁨을 드릴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명절이나 특별한 날 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이나 용돈은 평소보다 더 많아진다고 한다. 2024년 9월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 1,0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추석 지출 예산이 평균 56만 3,500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모님 용돈이 전체 지출의 35.5%를 차지하여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그러나 부모님이 기억에 남는 것은 금액보다 함께 보낸 시간과 정성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부모님께 생활비를 드리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고민이다. 어쩌면 우리가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부모님을 향한 진심과 그 진심을 담아내는 방식이 아닐까. 부모님과의 대화, 진심 어린 관심, 그리고 그 관심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우리의 노력. 그게 결국 생활비를 드리는 진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든 요즘, 매달 큰 생활비는 아무래도 좀 부담스럽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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