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BMW 5 시리즈가 소형차?

‘부럽지 않다’는 말이 오히려 ‘부러워하고 있다'로 들리려나?

by 미쓰양푼이

어느 날 갑자기

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조금 한 외제차

사게 되었다면서

말문을 텄다.


그 말을 시작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데

말끝마다 조금 한 차

산다는 말을

계속 덧붙인다.


반복적으로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차들이 몇 대 있었다.


BMW 1 , Audi A3, Volkswagen GOLF


그래서 굳이

무슨 차인지

안 물어보고 있었는데,

친구는 어떤 차를 사게 됐는지

물어봐주길 원하는지,

조금 한 차라는 말을

계속 반복한다.


결국 친구가 원하는대로 물어봤고,
그 대답을 듣고 나니
갑자기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그 친구랑은

사실 몇 년 동안이나

만나지도,

연락하지도 않고 지냈다.

왜냐하면 그 친구에 대한 기억이

썩 좋진 않기 때문이다.


자기가 사는

먼 동네까지 불러 놓고,

내가 이야기하면

딴 데 처다 보고,

자기 이야기만 신나게 하다

술에 취해 줄행랑을

쳐버리질 않나.


자기가 담배 피우러 가는 곳에

나를 끌고 가길래

딴 곳에 있겠다고 하는 나에게

특이하다고 비난하질 않나.


자기가 팀장으로

일하는 곳으로

일손이 부족해

도와주러 갔더니

나를 팀원 부리듯

하찮게 대하질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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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화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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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그 친구에게

정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그렇게 멀어져 갔다.


그 친구에 대한 마음이

차갑게 식었기 때문에

그의 소식도 궁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쪽에서 항상 연락을 먼저 해온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락해주는 그 친구한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에

과거의 감정들을 서서히 지워갔다.


‘항상 그것이 문제이다.’


그러다 최근에

인스타그램 친구가 되었다.


시집을 잘 갔는지

예전 그 친구의 생활수준으로는

할 수 없었던

취미생활의 내용들이

자주 포스팅됐다.



원래

인스타그램 속

잘 사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부러운 감정' 이

앞서는데,

전혀 그런 감정이

들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라는 진리를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부러운 감정마저
나한테는 가랑이가 찢어지는 일이다.


내 삶은

참 퍽퍽했다.

하루 종일

일 하는데도

월급날이 되면

거금이 로그인됐다가

순식간에 로그아웃 된다.


뱁새가 황새의 삶을

선택한 대가이다.

점점 나는 그런

'가짜 황새'의 삶이

버거웠다.


이제는 '진짜 황새' 들을 보면
'부럽다는 마음'보다도
'존경심'이 솟아오른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고 있는

나에게,

남편이 대형차를 사주는데

소형차를 사는 것처럼 말하는

그 친구의

이중적인 태도에

화가 났던 것이다.


좋은 곳에 시집가서

고급스러운 생활을 영위하고,

좋은 차를 타는 것은

친구로서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그 친구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차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선

썩 유쾌하지 않았다.


일말의 '부럽다는 감정'도
'존경심'도 느껴지지 않았다.


온몸을 구찌로 도배하면 패션 테러리스트가 된다.


저 멀리서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구찌로 도배를 한

그 친구가 보인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차 이야기에 열 받아 놓고

그 친구를 왜 또 만나러

나갔는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우리는 만나서

서로 얼굴을 붉혀가며 싸웠기 때문이다.


싸운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카톡에서는

그 친구에게

화나는 감정을

표현하진 않았지만,

직접 만나니

그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둘째, 그 친구가 육아 때문에

현재 일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고충을 털어놨을 때,

내가 괜한 오지랖을

부려서였다.


그냥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으면 됐는데

친구를 위한답시고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로부터는

"너는 왜 사람을 가르치냐?

네가 결혼하고 나면

그 말 생각해볼게."라는

말이 돌아왔다.


우리 둘 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서로에게 놓인
간극을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인간들의
보편적 특징인 것일까?


내가 문제인 건지,

인간이 원래 그런 것 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한 번 나와

안 맞았던 사람은

다음에도

안 맞는다.'

사실이다.


그렇게

점점

내 인맥은

단편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