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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하노이 May 21. 2023

혹시 일본인이에요?

베트남에서 일본사람으로 오해받는 이유



Could you fasten your seat belt?
(안전벨트를 매 주시겠어요?)"


.....네





인천발 하노이행 대한민국 국적기에서 

한국인 승무원에게 영어로 요청을 들으니 

또 감회가 새로웠다.


'나를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으로 생각한 걸까'하는 생각도 잠시

이내 벨트를 고쳐맸다.


사실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다.


베트남에 와서도 

대다수의 경우 현지인(?)으로 오해받거나 

또는 일본인이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아마 나처럼 키와 체구가 작은 한국 여성분들은

베트남에서 '일본사람'이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이 질문에

'내 스타일이 니뽄삘인가' 등등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이 오해는 '일본인처럼 생겨서'도 있지만,

베트남과 일본의 관계에 따른 영향도 크다.





베트남은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일본에 더 우호적이다






박항서를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베트남에서

한국이 단연 최고 아니냐고?


아니다. 



'21년 기준 베트남의 외국인 근로자 58만 명 중

한국인 5만 명 대비 

일본인이 25만 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다.  


▼ 참조 기사

베트남 거주 한국 직원 5만 명 시대… 일본·대만인도 많았다 (asiatime.co.kr)

 

한국인들은 사업 교민이 많은 반면 

일본인은 다수가 기업체를 중심으로 한 

주재원 근로자로 구성된 것이 구별되는 점으로

우리보다 이미 19년 전에 베트남과 수교를 체결한 일본은

그 기간 동안 상당한 경제 및 물자 지원을 통해

베트남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다져왔다.

(사실 일본은 베트남뿐 아니라

태국 등을 비롯한 동남아 여러 나라에 도로 건설 등을 지원하며

두터운 외교관계를 다져왔다.)




[하노이 일본 대사관 앞 베트남과의 수교 50주년을 축하하는 홍보물들]



하노이의 롯데센터 앞에 있노라면

아마 도요타와 혼다를 가장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혼다는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 80%에 육박한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등

일본 패션기업들까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팬데믹을 거치며 일본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진출한 30여 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을 

베트남으로 이전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베트남 동나이성에 위치한 혼다 매장]



박항서 감독님 및 K-POP으로  

10대~30대까지는 한국을 더 우호적으로 느끼는 반면,

과거부터 이어져 온 이러한 일본 정부의 노력으로

그 이상의 세대에서는

일본을 더 가깝게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일본인인가요?'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다면,

곰곰이 생각해 보시라.

대부분의 경우 50대 이상의 어르신들께 질문을 받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말은

'당신, 외국인인가 보군요'라는 뜻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우리가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을 보면

'미국인'을 가장 먼저 떠올리듯

베트남의 중장년층이 보기에

베트남어를 못하는 외국인이면 단연 '일본인'부터 생각나는 것이다.


베트남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정서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내가 일본사람처럼 생겼나' 등등 많은 생각이 들지만

유럽이나 서방권으로 가서 이 말을 듣는다면

그저 '아직도 일본이 한국보다 인지도가 높구나'하고 

생각하지 않는가.


최근 법무부의 

대한민국 체류 외국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37.8%)에 이어 베트남 사람들(10.5%)이 

두 번째로 많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유학생의 경우 중국을 제치고 베트남인들이 가장 많다!) 


▼ 법무부 대한민국 체류외국인 통계자료

법령/자료>통계정보>출입국통계>체류외국인 (moj.go.kr)




한국에서 외국인을 만났다면

우리도 이렇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

아마 최고의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






혹시 베트남에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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