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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하노이 May 14. 2023

베트남 학생들은 어디서 공부할까?

베트남에서 도서관 찾기



베트남 학생들은
보통 어디서 공부해요?


현재 베트남에서 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나는

학교에서 중앙도서관을 찾는 데 실패하고,

나의 척척박사, 베트남어 선생님께 물어보게 되었다.


그래도 명색이 해외 대학원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데

중앙도서관 한 번 안 가봤다면 

조금 창피하지 않은가? 

오죽했으면 학교 행정처에 문의를 했는데

"중앙도서관은 다른 지역 캠퍼스(?)에 있다. 

가까운 MBA도서관을 이용하시라"라는 말만 되풀이해 들었다.

(현재 재학 중인 MBA의 도서관은 

경영대학 안 아주 작은 카페 옆에 창고처럼 위치해 있다.

그야말로 대학원생들의 논문만을 보관해 놓은 '자료실' 같은 느낌이었다!)


보통 한국의 학생들은 

① 책을 빌려 읽기 위해, ②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하는데 

나름 인프라가 다른 단과대학에 비해 우수하다는

MBA의 도서관이 이 정도인데,

그렇다면 이 학교의 이 많은 학생들은 시험 기간 때 

다 어디서 공부를 한단 말인가?


그러고 보니, 

학교뿐 아니라 하노이에 와서 

 "도서관"이라는 곳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베트남 학생들은
보통 집에서 공부해요.




나는 입사 후 치러진 몇 번의 진급 시험 준비를 위해

한두 달간 독서실을 끊을 정도로

무조건 집 밖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스타일인데

베트남어 선생님의 이 말을 듣고, 

가족 수도 우리에 비해 많은 베트남의 학생들이

집에서 대부분 공부를 한다니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짠한 생각도 들었다.  


선생님의 이어지는 설명은 이러했다.


"하노이에 도서관이 몇 개 있지만

가 본 적은 거의 없어요.

베트남 사람들은 책을 잘 읽지 않기 때문에

책을 보려고 굳이 도서관을 찾지는 않아요.

공부는 대부분 집에서, 아니면 카페에서 하는 편이에요."


베트남 교육부에 따르면

베트남 1인당 연간 독서량은 4권, 

그중 2.8권은 학습서적으로

실제 일반 독서량은 약 1.2권이라고 한다.

한국의 1인당 일반독서량 4.5권에 비해

약 4배 가까이 차이 나는 수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책을 읽는 수요가 적어 도서관이 없기보다는

도서관의 수가 적기 때문에 

베트남의 독서문화도 더디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서량이 선진국을 나타내는 절대적 지표는 아니지만,

폭넓은 독서는 시민들의 교양을 상향 평준화 시키고

빈부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믿기 때문에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한국의 도서관은 

각 대학교 또는 

동네에 지역주민을 위해 한 두 개씩 공립 또는 시립으로 만들어져 있고

최근에는 별마당과 같은 새로운 리테일 형식으로 선보일 정도로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근접성 높게 곳곳에 위치해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정부에서도

독서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지역별 도서관을 늘리고, 

각종 북 페어(Book Fair)를 연다고는 하나

이방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아직까지는 피부로 와닿을 만큼은 아닌 것 같다.


경제가 성장하며

자기 계발에 대한 베트남 사람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독서와 출판에 관한 사업영역이 

정부의 이런 관심과 맞물려

머지않아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PS)

덧붙여,  

한국의 연간 일반독서량을 보니

조금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평균 상승(?)을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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