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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하노이 May 28. 2023

달밤에 체조하는 베트남 사람들

베트남 사람들의 신바람 나는 운동 스타일



지난번에 같이 춤추려다 쫓겨났지 뭐예요.
수고비를 내야 한다나 뭐라나..



내가 사는 동네에선

매일 저녁 8시만 되면 

열댓 명의 베트남 여성들이

박진감 넘치는 음악소리와 함께 몸을 흔든다.

때로는 잠옷(?)을 입고 화끈한 퍼포먼스로 에어로빅을 추기도 하고

때로는 베트남 전통 아오자이를 입고 무용을 추기도 한다.


처음 봤을 땐, 

'플래시몹(Flashmob, 불특정 다수가 특정장소에서 주어진 행동을 하고 흩어지는 행위)' 같은 건가 하고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매일 퇴근할 때마다 보게 되니

동호회 같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며칠 뒤에는 반대편 길 모퉁이에서

다른 무리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또 춤을 추고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 했더니, 

어떤 분은 무료 이벤트 같은 건 줄 알고 

슬쩍 무리에 끼어 춤을 추다 쫓겨난, 웃픈 사연을 들려주었다.

선생님 격인 메인 댄서(?)에게 

소정의 수고비를 걷어서 줘야 하는데 모르고 같이 추다

민망한 상황을 겪었다는 것이다.



[지나치는 오토바이 옆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춤을 추는 여성들]


 

베트남 여성들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저녁에 웃통을 전부 또는 반쯤 깐 채(?)

배드민턴을 하는 것을 종종 본 적이 있다.


이처럼 베트남에서는 경제성장과 함께

신체적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최근 '운동'이 베트남사람들의 

생활 속 중요한 루틴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도에 네트를 설치하고 배드민턴을 치는 남성들]



골프, 축구와 같은 일반 스포츠를 제외하고

일반 대중운동으로서,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근처 산을 오르거나 공원을 조깅하거나 산책하는 반면

산을 아예 볼 수가 없는 베트남 도심, 

특히 하노이에서는

이렇게 삼삼오오 모여

넓은 인도나 공터, 공원에서

주로 스포츠댄스나 에어로빅을 즐겨한다.


따로 인도(공공장소) 점유에 대한 규제라든지

저녁 소음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더운 낮 시간을 끝내고 

해가 완전히 저문 저녁시간에 

이렇게 흥을 돋워 체력다지기를 하는 것이다.


춤추는 사람들을 보며, 

하루종일 무더위에서 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흥을 내서 저렇게 춤추는 것도 대단한 체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는

한국드라마와 아이돌을 통해 

'한국의 건강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요가나 필라테스, PT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복잡한 오토바이의 행렬 옆에서

운동에 몰입하여 그 시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 또한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운동 안 하는 나 자신, 반성해



[이른 아침 하노이 롯데백화점 문 앞에서 배드민턴 치고 있는 커플]




베트남에서 찐로컬의 문화를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8시 이후 인근 공터나 공원으로 나가보시라.


아마 흥겨운 음악에 

현지인들과 혼연일체 되어 둠칫둠칫 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물론, 

소정의 수고비는 꼭 챙기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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