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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하노이 Aug 13. 2023

내가 더 이상 사주타로 안 보는 이유




와 진짜 대박인데?




작년 초 해외주재원 파견이 결정되고

출국 전 대대적인 짐정리를 하다

19년에 동네 지하상가에서 거금 5만 원을 주고 본

사주풀이 종이를 발견했다.




[2019년에 동네 지하상가에서 본 사주풀이(똥고집은 못 보신 걸로ㅎㅎ)]





2022년 해외운





22년 1월 하노이 입국을 앞두고 있었기에
3년 만에 그 종이를 보자마자

정확하게 미래를 점친 사주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주팔자라는 게 진짜 있는 걸까



그때는 돈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역술가가 진짜 용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휴가차 한국에 오면

꼭 다시 한번 그를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사주나 타로를

일 년에 서너 번씩 종종 봐왔다.


제일 처음 사주타로를 본 것은 대학생 때였다.


그때는 정말 심심풀이로 봤었고,

사실 크게 열망하는 목표나 바라는 바가 없었기에
역술가들의 말을 들어도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고 나서

전세소송에 휘말릴 뻔하고
회사에서 여러 번 진급에 누락하면서

그리고 여러 인간관계에 힘들어하며
마치 절대자에게 답을 구하듯
마음이 힘들거나 허할 때면

위안을 얻기 위해

사주타로를 보러 다닌 것 같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내 말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베트남에 와서 초반에 가장 답답했던 것은
여기에서 사주타로를 볼 데가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한국 역술가를 찾으려다 실패하고
베트남 현지인에게 봐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결국 '그렇게까지 난 미신에 미쳐 있지 않다'

거듭 마음을 다잡았다.


강제로 사주타로를 끊은 지 언 1년 반,
마음이 힘들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놀랍게도 이제는 사주타로를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사주에 짜인 내 인생이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조금씩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누군가가 결정해 주는 삶이 아닌

나 스스로 인생을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최근 여러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들이 많았는데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누구의 힘도 아닌

나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큰 뿌듯함과 함께 자존감을 얻고 있다.


다시 한국에 돌아가도 사주타로집은

더 이상 찾을 일이 없을 것 같다.


내 인생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결정하는 대로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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