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대박인데?
작년 초 해외주재원 파견이 결정되고
출국 전 대대적인 짐정리를 하다
19년에 동네 지하상가에서 거금 5만 원을 주고 본
사주풀이 종이를 발견했다.
2022년 해외운
22년 1월 하노이 입국을 앞두고 있었기에
3년 만에 그 종이를 보자마자
정확하게 미래를 점친 사주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돈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역술가가 진짜 용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휴가차 한국에 오면
꼭 다시 한번 그를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사주나 타로를
일 년에 서너 번씩 종종 봐왔다.
제일 처음 사주타로를 본 것은 대학생 때였다.
그때는 정말 심심풀이로 봤었고,
사실 크게 열망하는 목표나 바라는 바가 없었기에
역술가들의 말을 들어도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고 나서
전세소송에 휘말릴 뻔하고
회사에서 여러 번 진급에 누락하면서
그리고 여러 인간관계에 힘들어하며
마치 절대자에게 답을 구하듯
마음이 힘들거나 허할 때면
위안을 얻기 위해
사주타로를 보러 다닌 것 같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내 말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베트남에 와서 초반에 가장 답답했던 것은
여기에서 사주타로를 볼 데가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한국 역술가를 찾으려다 실패하고
베트남 현지인에게 봐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결국 '그렇게까지 난 미신에 미쳐 있지 않다'며
거듭 마음을 다잡았다.
강제로 사주타로를 끊은 지 언 1년 반,
마음이 힘들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놀랍게도 이제는 사주타로를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사주에 짜인 내 인생이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조금씩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누군가가 결정해 주는 삶이 아닌
나 스스로 인생을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최근 여러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들이 많았는데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누구의 힘도 아닌
나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큰 뿌듯함과 함께 자존감을 얻고 있다.
다시 한국에 돌아가도 사주타로집은
더 이상 찾을 일이 없을 것 같다.
내 인생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결정하는 대로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