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풍, 집은 회사에서 얼마나 멀어?
여기서 7킬로미터 정도 돼
7킬로면 몇 분 거리야?
베트남 직원들과 일을 하며
한국과 다르다고 느낀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는
거리를 나타낼 때, 한국인은 보통 몇 분 거리라고 하는 반면
베트남 사람들은 '실제 거리단위'로 표현하고
듣는 사람도 이 거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한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나처럼 운전을 못하는 사람은
km(킬로미터)에 대한 개념이 잘 와닿지가 않는데
베트남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몰 줄 알고,
심지어 학생들조차 학교 다닐 때부터 자전거를 몰기 때문에
이 거리개념을 통한 소통이 원활한 편이었다.
뭐랄까. 베트남 사람들은 방향감각이나 거리감각이
어렸을 때부터 탁월하게 개발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어떻게 생각하면,
시간개념보다 거리개념이 보다 정확한 것이 맞다.
특히 베트남처럼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아직 잘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는
'몇 분 거리'는 사실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정보가 되지 못한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베트남에서는
폭우가 내리거나 국가 중요 행사가 있다거나
도로에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안 막힐 경우 20분 만에 가는 거리도
그 곱절인 40분이 될 수도 1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정서와는 맞지 않는 출근상황에 따른 지각도 빈번하고
한국인 관리자와의 갈등관계도 빈번히 발생한다.
베트남 직원들은 차가 막히지 않을 경우를 가정하여
집에서 대개 출발하는데
중간에 폭우와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본인이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예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일찍 출발하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베트남에 살아보니 한국상황과 비교했을 때,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 하차 가능한 교통 시스템 자체가
미비한 환경이기 때문에
이 또한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베트남 사람들이 거리표현에 익숙한 것과 같이,
나와 다른 환경에 사는 사람이 쓰는 언어와 단어, 표현 방식을 이해하면
그 사람의 상황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비단 외국인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