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드리절트 이승민 Dec 24. 2020

독서고자였던 내가 독서를 찐취미로 만든 방법

책읽기가 너무 힘들었던 내가 한순간에 독서를 취미로 만들게 된 찐 경험담

40년동안 어렵던 독서가, 한순간에 취미로! 

2018년, 39살까지 나는 독서가 취미였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고등학교 사회교사로 10년이나 근무했었지만, 솔직히 그 기간에도 책을 많이 못읽었다.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으라고 그렇게 외쳐대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책을 쉽게 못읽었다.  어떻게 그렇게 책만 펼치면 잠이 오고, 딴 생각이 들던지...  분명 이글을 보는 분들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그때의 나와 비슷할 거라 생각된다.  혹시나 좋은 방법이 있나 싶어 내 글을 열었을텐데, 몇 명이라도 이 글로 나와 비슷한 올레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 1년에 책 1권도 제대로 못읽던 내가 이젠 1년에 50-100권은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진짜 믿어도 된다.  우선 답부터 말하자면, 책에 대한 태도를 바꾸면 된다. 너무 중요한 내용이니 다시 한번 네모박스로 강조해야겠다.  

독서를 취미로 만드는 방법은 '책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책에 대한 태도? 

1. 책을 하대(下待)하라.

사람들은 책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상대(上待)'한다. 책을 나도 모르게 경건하게 대하는 것이다. 책 읽기 전에 깊은 호흡을 하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모든 문장 하나하나를 깊이 새기려한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책은 무엇인가?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겨적은 것뿐이다. 그럼 책에서 내가 얻어야하는 건?  그렇다, 저자의 생각이다.  여기서 잠깐, 너무나 당연하고도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져야겠다. 

"모든 저자의 생각이 다 나에게 중요한가?"

절대 아니다. 소위말하는 사람들의 인생책은 몇권 안된다. 나도 책을 낸 저자이지만, 사실 책이 아닌 오프라인이라면 아예 만남조차 싫을 만큼의 책들도 수두룩하다. [부자나라 임금님의 성공독서전략]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저자는 책을 아예 신하대하듯 하라고까지한다. 시간도 30분만 주고, 네가 하고싶은 말 나한테 한번 읊어봐라 하는 마음으로 책을 보라고 한다. 그 책은 다른 내용도 많이 말하지만, 사실 책을 대하는 그 태도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우선은 내가 임금이고, 책은 그저 하나의 신하일 뿐이라는 태도부터 가져보자. 책을 모시지 마라. 다시 말하지만 책은 그저 한 저자의 생각을 글로 옮긴 매체일 뿐이다.  


2. 잡지보듯 대충 읽어라. 그래도 된다!!

skip and scanning.  많은 독서법, 속독법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잡지를 보듯이 대충 넘어가면서(skip) 내가 그 책을 집어들 때 가장 알고 싶었던 부분은 집중적으로 읽고(scanning), 별로 재미도 없고 관심도 안가는 부분은 걍 맘편히 건너뛰어라. 아마 이렇게 읽으면 뭔가 제대로 읽은 느낌도 안나고, 남들에게 읽었다고 말하기도 무안하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정말 1-2주간 한 책을 정독해도 최종적으로 남는 기억은 생각보다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떠올려보라. 내가 아무리 100을 뇌에 담아도, 하루만 지나면 무려 70퍼센트가 날아간다. 책을 열심히 읽어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은 기억에서 날아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것보다 반드시 대충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나의 인생책을 찾기 위해서이다. "

  책을 많이 읽을수록 인생책이라 부를만한 책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100권의 책중에 10권도 만나기 힘들 수 있다. 마치 노잼 영화를 보고나면 시간이 아깝듯, 나한테 별 도움이 안되는 책들을 읽고나면 시간이 아깝긴 매한가지다. 그런데 그렇게 90권을 날려가며 만난 10권은 얼마나 가치가 있고, 소중한 것들인가?!  그들이 내 가슴을 후벼파고, 나의 정체를 뚫어주며, 잘못된 인생을 바로 잡아준다.  우리는 그런 책을 만나기 위해 독서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 책을 만나기 위해 많은 책을 읽어야하는 것이고, 많은 책을 보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대충' 읽어야 한다. 대충 읽다가 너무나 큰 끌림을 계속 느낄때 다시 정독하며 읽으면 된다. (제대로 된 신하를 만났으니, 시간을 들여 그와 깊은 대화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20:80의 법칙은 독서에도 통하는 법칙이므로 더욱 찝찝함에 대한 걱정을 안해도 된다.  20퍼센트만 읽어도 그 책의 내용 중 80퍼센트를 알 수 있다. 그래도 못믿겠으면, 진짜 책을 skip and scanning 으로 읽고 독서모임에 한번 나가보라. 참여하는데 부족을 거의 못느낄 것이다. 


3. 밑줄을 긋고, 스티커로 붙여라. 

 위 1, 2번의 연장이고, 보완이다. 책을 깨끗이 보는 습관은 정리차원에서는 좋을 지 몰라도, 인간의 미천한 기억력을 고려할 땐 굉장히 안좋은 습관이다. 특히나 2번에서처럼 대충 읽을 경우는 더욱 심할 것이다. 밑줄치고, 스티커를 붙이는 이유는 그 책을 읽으며 중요하게 깨닫고, 느낀점들을 다시 빠르게 찾기 위해서이다.  (참고로 파랑: 본것(저자의 생각), 노랑: 깨달은 것(나의 생각), 빨강: 적용할 것 => 이런 식으로 효율적인 독서를 하게 가르쳐주는 곳들이 많다. 건너건너 배운거라 이 방법을 개발한 시초는 누군지 모르겠다. 아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크랩독서법의 신동선원장은 책을 '학대'하라고 까지 했다. 저자의 생각이 중요하지, 그 생각을 담고 있는 책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말란 뜻이다. 


이제 당신도 독서애호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당장 한번 시작해보자. 지금 내 글을 대충 손가락으로 넘겨가면서 봤듯이, 책도 그렇게 읽어라. 일단 아무 유명한 자기계발서를 한권 골라서 목차, 프롤로그는 자세히 읽어라. 그리고 그 뒤부터는 맘에 안내키더라도 잡지보듯이 대충 넘겨가며 관심가는 부분만 집중해서 보라. (스킵 앤 스캐닝)  "맘에 안내키더라도"를 강조했다. 이렇게 뭔가 대충 넘어가는 게 찜찜하지만,  우선 나를 한번 믿고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가보자. 한권을 30분안에 다 본다는 마음으로 한번 해보라. 타이머를 켜놓고 하면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 대충대충 넘기다가 땡기는 부분이 있으면 자세히 읽어라. 그리고 또 노잼이면 빨리빨리 넘어가면서 재밌을 부분을 찾아라. 혹시 사전에 책에 대한 리뷰를 이미 봤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책은 저자의 생각을 알기 위해 읽는 것이고, 그 저자의 생각을 내가 반드시 다 알아야 할 필요가 절대로 없다. 이렇게만 읽어줘도 그 신하는 감지덕지해야한다. 내가 임금이니까.  



2021년, 이글을 읽은 분들 모두 다독하시길!!



*p.s 위의 내용은 내가 읽은 독서법책들과, 크랩독서법 수업을 들으면서 배웠던 내용, 실제 독서를 취미로 바꾸게 된 경험등을 담아서 쓴 내용이다. 독서에 관심이 생겨서 독서법을 보다 더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은 인터넷에서 '독서법'을 검색하면 수많은 강의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취미도 배우면 더 잘하게 되듯, 독서도 취미처럼 배우면 더 잘하게 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