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치킨 35년 달인 어머님과 BTS에게 배운다.
얼마 전 오랜만에 생활의 달인이라는 TV프로그램을 보았다.
경주의 한 시장에서 35년째 치킨을 파시는 70세 심영희씨가 주인공이었다.
치킨재료로 한약재부터 박까지 투입하니 몇 시간씩 손님들이 줄서는 건 당연지사. 주변의 상인들은 한결같이 "진짜 저런 분은 없다"고 했다. 그들은 그 분을 '본받으실 분'이라고 했다. 옆에서 직접 눈으로 수십년을 바라본 이들에게, 그것도 옆가게 상인들에게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엄청난 비쥬얼과 말이 안되는 레시피를 보며 나는 한참동안 군침을 흘렸다. 그러다가 어머님의 인생사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다.(사장님 보다는 '어머님' 으로 부르고 싶다) 어려서는 일찍 어머님을 여의고, 결혼 후에는 남편 분과 젊은 나이에 사별을 했다. 그 이후 자신에게 남겨진 아이들을 생각하며 오직 앞만 보고 35년을 달려온 인생이었다.
그리고 어머님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 더 이런 세월을 살라고 하면, 난 절대 못산다"
정말로 모든 것을 쏟아붓고, 오직 앞만보고 처절하게 달려온 사람만이 할수 있는 말일 것이다.
어머님의 이 치열한 삶의 결과로 줄선 이들은 그 좋은 재료로 선별된 정성가득한 치킨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님의 치열한 삶을 보며, 주변 상인분들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성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어머님의 치열한 삶으로 남겨진 자제분들은 불우할 뻔했던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잘 클 수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업은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사명이기도 하다.
그 업에 한치의 부끄럼없이 최선을 다했을 때, 우리는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
얼마전 유퀴즈에 나온 방탄소년단(BTS) 의 인터뷰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내 인생을 한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슈가는 '열심히 잘 살았다' 라고 답을 했다. 정말로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았기에 그리 쓰고 싶었단다.
"멤버 중 누가 가장 열심이었나" 라는 질문에는, 정국이 지민을 뽑았다. 지민은 새벽 4시까지 연습하고, 여섯시 반쯤에 일어나 또 연습을 하는 지독한 연습벌레였다고 한다.
BTS의 메인보컬 정국은 '보컬연습'시간 이라는 개념을 아예 없애버리기로 결심했다. 24시간 중에 노래 부를 수 있는 모든 시간을 다 연습시간으로 바꿔버리기로 한 것이다. 잠시 쉬는 시간부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그 순간까지도 다 연습시간으로 생각해버리기로 했다는게 (당시) 과연 10대 소년이 가질 수 있는 수준이긴 한건가 싶었다.
그들의 뜨거운 치열함은 얼마나 세상을 이롭게 했는가?
수억명의 팬들은 그들의 노래로 흥을 얻고, 위로를 얻고, 행복을 얻는다.
그들의 치열한 삶이 만들어낸 가치다.
나는 직장을 왜 다니고, 일을 왜 하는가?
내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과연 어떠한가?
나는 오늘 하루 어떤 발자취를 남기고, 또 세상에는 어떤 이로움을 남겼는가?
오늘 만난 이들에게 나는 과연 어떤 가치를 나눠주었는가?
효율성과 테크닉만 쫓고있던 나에게 경주치킨 어머님과 BTS는 큰 울림을 주었다.
덕분에 나는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내 삶의 '이유'와 '본질'에 대하여 잠시나마 돌아볼 수 있었다.
기억하자.
일을 열심히 해야하는 이유는,
돈을 잘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