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 도덕성 발달
우리는 때때로 내 안의 양심과 싸우면서 사회적 약속의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나의 도덕성은 괜찮은 편일까? 내가 생각한 거 이상의 피해를 남에게 주면 어쩌지? 이 정도는 남들이 알 수 없으니 한 번쯤 지키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살면서 끊임없이 내 안의 양심과 갈등을 겪고 있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도 여전히 딜레마에 빠진 이 도덕성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이고 어떻게 발달하는 것일까? 궁금합니다.
아이들은 언제부터 도덕성이 발달하는 것일까요? 과연 아이들이 보여주는 도덕성은 어른과 같은 것일까요? 아이들의 도덕성 발달 특성을 알아야 올바른 도덕성을 위해 지도할 수 있겠지요? 이 기회에 나 자신의 도덕성 수준은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지도 생각해 보세요.
"하인즈의 딜레마(Heinz dilemma)"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어느 작은 마을에 사는 한 남자는 깊은 고민에 빠졌어요. 그의 아내는 중병을 앓고 있었고, 유일한 치료제는 마을 약국에서 팔고 있는 값비싼 약뿐이었어요. 하지만 그는 그 약을 살 돈이 없었어요. 간절한 마음으로 약사에게 사정을 했지만, 약사는 단호했어요. "돈이 없다면 약을 드릴 수 없습니다." 절박한 그는 결국 약국에 몰래 들어가 약을 훔쳤어요.
심리학자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가 도덕성 발달을 연구하면서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죠. 콜버그는 <하인즈의 딜레마>를 제시하며 만약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물었죠. 그리고 훔치겠다는 사람과 안 훔치겠다는 사람의 이유에 따라 도덕성 발달단계를 6단계로 분류하게 됩니다. 콜버그는 이 딜레마를 통해 사람들이 도덕적 판단을 어떻게 내리는지를 연구했어요. 그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도덕적 사고방식이 점진적으로 발달한다고 해요.
처음 도덕성은 유아기에 발달한다고 보고 있어요. 유아기의 아이들은 보통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라고 생각해요. 그들에게 도덕적 판단은 처벌을 피하고 칭찬을 받는 것에 달려 있어요. 이 시기엔 누구보다 선생님 말씀이 도덕성의 기준이죠. "선생님이 그랬어요" 그래서 선생님께 칭찬받기 위해, 벌을 받지 않기 위해 하는 행위 그 자체가 도덕성인 것이죠. 만약 하인즈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아마도 "훔치는 것은 나쁜 일이니까 하면 안 돼요!"라고 단순하게 판단할 거예요.
조금 더 자라면서 아동기인 초등학교 아이들은 "이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질문을 던져요. 친구들과의 관계가 중요해지면서, 옳고 그름의 기준이 개인적인 보상이 아닌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죠. 이 단계에서는 "아내를 사랑하니까 어쩔 수 없이 훔친 거예요. 하지만 법을 어긴 것은 잘못이에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청소년기나 성인이 될수록 도덕적 판단은 보다 깊어져요. 법과 사회적 규범을 넘어서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와 정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죠. "법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생명이 더 소중해요. 그렇다면 하인즈가 약을 훔친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예요.
콜버그는 하인즈의 딜레마 사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도덕성 발달 과정을 여섯 단계로 나누었지만, 모든 사람이 마지막 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5단계 정도에 머문다고 하지요. 생각해 보면 맞는 것 같아요. 저 또한 절대적 양심보다도 상황에 따라 할까 말까 망설이는 경우가 있거든요. 법을 지켜야 된다는 생각이나 누가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 지배적일 때가 솔직히 있답니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사람마다 삶의 경험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도덕적 판단 방식도 저마다 다를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 단순한 규칙 암기가 아니라, 상황을 고려하고 깊이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발달한다는 점이에요.
한편, 콜버그보다 앞서 도덕성 발달을 연구한 학자가 있었어요, 바로 인지발달 이론가로 잘 알려진 장 피아제죠.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은 아동기까지만 연구되었던 피아제의 이론을 더 발전시킨 이론입니다. 피아제는 도덕성 발달을 연구하며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도덕적 사고방식이 변화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는 이를 두 단계로 구분했는데, 첫 번째는 "타율적 도덕성"으로, 아이들이 규칙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고, 권위자의 말에 무조건 따르는 시기예요. 이 단계에서는 행위의 결과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해요. 두 번째 단계는 "자율적 도덕성"으로, 아이들이 규칙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공정성과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기예요. 이 단계에서는 규칙을 유연하게 바라보며, 행동의 의도를 고려한 도덕적 판단이 가능해져요.
콜버그도 피아제도 도덕성 발달은 유아기에 시작되며 타율적 도덕성에서 출발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이 시기에 어른의 역할이 중요함을 명심해야겠지요.
어린아이에서 성인까지,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옳고 그름을 고민하며 성장해요. 하인즈의 딜레마와 피아제의 연구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의 도덕적 사고를 비춰보는 거울이 될 수 있어요. 오늘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하인즈와 같은 위기에 닥친다면 어떻게 하실 건지요?
아내의 생명과 법의 질서 앞에서...
아내를 살리기 위해 약을 훔쳐야 할까요? 아니면 아내의 죽음을 지켜봐야 할까요?
아이는 성장하면서 도덕성도 함께 발달합니다. 어른과 같은 잣대로 아이를 바라보고 기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죠. "아이의 도덕성을 어떻게 발달시킬 것인가?"는 부모의 양육태도, 또래, 대중매체의 영향을 받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있어요. 부모가 애정적이고 수용적이며 일관적인 양육태도를 보이는 경우, 아이는 부모에게 신뢰감이 쌓이게 되죠. 이런 아이는 도덕적 기준을 내면화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하게 되면서 도덕성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주죠. 반면, 지나치게 엄격하고 통제적이며 비일관적인 양육태도는 내적 통제력을 길러주지 못하게 되죠. 잠시 들키지 않기 위해 또는 벌을 받지 않기 위해 행동하게 되면서 점차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하인즈의 딜레마> 앞에 놓일 때마다 그래도 가장 나은 선택을 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