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마침표.

내가 남은 것

by 미스트

하고 싶고 가고 싶고 만나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채우는 것만으로도 비좁은 가슴을

조금씩 조금씩 다른 것들이 비집고 들어왔다.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하고 울고 있지만 웃고 있는 것들이 어딘가에서 조금씩 나를 괴롭혔나보다.


쉬고 싶은건지

새로운 걸 하고 싶은건지

살고 싶은건지

죽고 싶은 건지

떠나고 싶은건지

정착하고 싶은건지

보고 싶은건지

정이 떨어진건지

그 모든 경계가 아득하다.


이제 남은 마음은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정도.

창밖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추석까지는 찌는 듯한 더위에 손사레를 치는 나날이었건만

순식간에 불어오는 서늘한 밤공기는

탈진해버린 속내를 환기시켜주려는 생일선물처럼 느껴진다.


하늘이 너무나 맑은 하루였다.

자잘한 구름들이 가득 메웠지만 그 틈새로 비춰지는 푸르름은 단번에 맑음이 느껴지는 색이었다.

내려놓고 나면 새로운 것을 쥘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그래야할 때가 왔다.

그런 마음으로 하늘의 빈틈을 채우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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