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하루를 탈출하기 위한 미라클 모닝
무기력한 하루가 계속되고 있다. 매일 밤마다 하는 거 없이 유튜브를 틀어놓고 스크롤을 올리며, 블라인드 새로고침을 하면서 아무런 생산성이 없는 밤을 보내고 있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이 나와 비슷한 퇴근 후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 하는 것도 버거웠으니 퇴근 후에는 조금 나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맛있는 것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고는 한다. 그러다가 잘 시간이 되면 회사 일 말고는 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급 우울해지고는 한다.
이러한 우울의 연쇄를 끊어내기 위하여 나는 그만두었던 미라클 모닝을 다시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침형 인간이 최선은 아니라며 여러 가지 변명을 하면서 습관으로 만들기를 거부하던 미라클 모닝이지만 지금 나를 깨끗하게 비워내고 다시 시작하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미라클 모닝이라고 하면 간단하게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지금부터는 이전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미라클 모닝을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녁 10시"라는 명확한 시간이다. 그냥 자기 1,2시간 전이라고 애매하게 기준을 정해놓으면 괜히 자는 시간을 더 미루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상황에 맞는 명확한 시간 설정이 필요하다. 나는 보통 7시 정도에 퇴근을 하기 때문에 10시에는 디지털 OFF의 시간을 가지기로 결정하였다.
이 때는 애인, 가족 그리고 친구와의 통화도 되도록 삼가며 책을 읽거나 펜과 노트에 생각을 정리한다거나 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디지털 콘텐츠들은 뇌를 흥분시키고 다양한 볼 것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금세 새벽이 되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자기 전에 노션에 일기를 쓰던 습관도 앞으로는 최대한 아침에 쓰거나 아날로그 노트에 적어두던지 하고자 한다. 한동안은 디지털 디톡스를 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다음 날 비행기가 예매되어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일어난다. 하지만 아침에 미라클 모닝을 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기회에 대한 중요도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놓치면 끝이지만 미라클 모닝은 안 지켜도 딱히 상관은 없다.
그렇기에 전 날 다음 날 어떤 일을 할지를 미리 정해놔야 한다. 그리고 그 계획은 엄청 사소하고 엄청 작은 계획이어야 한다. 브런치에 글 써서 올리기같이 1시간 이상 걸리는 작업이 아닌 물 마시기, 일기 쓰기 정도의 가볍고 하찮은 것 위주로 적어놔야 한다.
보통 미라클 모닝이라고 하면 기상해서 세수하고, 명상하고, 운동하고, 감사일기 쓰고, 독서하고 등등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건 미라클 모닝을 마스터한 사람들이고 입문자라고 한다면 일어나서 세수하고, 물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미라클 모닝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미라클 모닝 도전자들은 다이어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건 알겠고 하긴 해야 되는데 하면서 며칠만 한다. 꾸준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습관을 바꾸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리고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을 인지하고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아야 한다.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폭식이다. 잘 참으며 운동도 하고 식이요법도 병행하다가 어느 순간 입이 터져서 모든 것을 흡입하고 포기하고 만다. 미라클 모닝도 똑같다. 5시에 일어나다가 어느 날 5시까지 안 자고 흐름이 끊어진 채 다시 야행성으로 돌아가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계속 상기시키면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라고 스스로를 토닥토닥해줘야 한다. 유튜브 보면 남들은 잘만하는데 너는 왜 못하냐는 거냐고 생각하지 말고 실패하면 다시 또 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위로하자.
스노보드를 배울 때 반나절 동안 계속 넘어지기만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잘 탈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묵묵히 균형을 잡아왔고 이제는 어느 정도 상급자 코스까지는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경험과 마찬가지로 미라클 모닝을 하고 안하고의 날들이 반복되겠지만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다.
미라클 모닝 신봉자는 아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십 년을 야행성으로 살아왔다. 미라클 모닝도 많이 실패했었다. 하지만 다시 하려고 하는 이유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시간이 없다. 그렇기에 아침 시간을 어떻게 해서든 확보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침에 하루 중 해야 할 일을 하나를 해놓으면 마음이 편하다. 아침부터 나의 일을 하기 시작하면 하루 동안 한 것이 많기 때문에 밤에 잠도 더 잘 온다. 그리고 회사가 중심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살고 있다는 마음에 기분도 좋아진다. 부디 다음 브런치 글을 미라클 모닝 30일 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