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실수로 빈자릴 채워가

C JAMM - 포커페이스

by 연하

이 곡의 도입부를 들으면 서울의 밤거리를 혼자 취해 걷는 풍경이 떠오른다.

술을 마신다면 혼자 바에 들어가서 마시겠지.

오늘은 바텐더도 굳이 말을 걸지 않는다.


혼자 합정의 불빛이 가득한 밤거리를 걸은 적이 있다.

방황하던 한 때였다.


이렇게 거리를 아무 목적도 없이 걷다

밤을 새도 상관이 없을 만큼

무엇을 할지 모르는

해야 할 일도 없었던

이 모든 걸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던

그저 나를 스쳐 지나갈 뿐이었던

한 때


밤은 싫지만 낮이 오면 태양 빛에 눈이 부셔 눈을 감는다.

밝은 곳

거긴 나와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피한다.


길거리를 가다가 투애니원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들으면 자랑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

아이유의 <strawberry moon>을 들으면 사랑에 빠져 완벽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황홀해하는 화자에 냉소적이 된다.


하나의 사랑이 떠나면

모든 것이 잘못된 것 같이 느껴진다.


여태껏 걸어온 길이 사실은 어딘가에서부터

아니라면 아예 처음부터

잘못된 길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


어릴 적 종이에 미로에서 길 찾기 게임을 한 적이 있다.

즐겁게 게임을 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막힌 길을 봤을 때와 같은 느낌.

어느 순간 길을 잃은 미아가 되어 있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XuLL9uReNo


누구든 뜨거웠던 적이 있지 않을까.

그 순간 안에 살고 싶은 그런 날, 또는 시간.

어떤 낮이 와도, 몇 번의 날짜가 바뀌어도 잊히지 않는 것이다.


나는 맞는 말만 하는 그런 꼴통이 아니야.


그들은 내가 반듯한 길을 걷기를 강요했지만,

그것들이 서서히 나의 내면을 갉아먹었기에 결국 이탈해 버렸다.

언젠가 한 번은 있어야 할 일이었다.

그것에 나는 이미 늦었지만 사과를 요구하는 바이다.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 말을 하지 않으니

오히려 그 편이 좋은 것 같다.

나조차도 해석할 수 없는 잡다한 기억들이 엉긴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림자가 있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기억은 옅어질 뿐 지울 수 없으니

함께 하는 방법을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아무리 많은 낮이 와도 그 밤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소리 칠지 몰라.

트라우마는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불쑥불쑥 나타나기 마련이다.


넌 나를 몰라.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를 모른다.

과거의 나는

수년이 지난 현재의 내가

그때를 떠올리며 괴로워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을까.


절벽을 뒤에 두고

더 이상 뒷걸음질 칠 수 없는 나는

과거를 후회하고 그때의 나를 탓하기보다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가고자 다짐한다.


말로 하는 건 싫고,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첫째, 그들은 나와 같은 일을 겪어보지 않았을뿐더러

둘째, 나는 그들에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절하기엔 피곤하다.

지쳤다.


더 할 말은 없네

우리 집에 올래

넌 이 시간에 뭐 해

난 꼭 이 시간에 늘 이래.

머리 안 아니면 손에 호세

약간 더 취해 네가 없는 곳엔

넌 내 기분을 느꼈네

오 그런 건 안 믿어


방 안에 혼자 남겨져있다.

외로움과 고독이 사무쳐오는 시간.

이 노래를 카카오톡 프로필뮤직으로 설정하며 누군가가 연결되기를 바라보지만

메아리가 되어 내 안에 다시 갇힐 뿐이다.


어디로도 나갈 수 없는 채로

재가 되어 무겁게 내려앉는다.


누군가가 일찍 자는 게 어떻겠냐 권유해 온다.

분명 나를 위해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뜬 눈으로 너를 맞이하는 이 새벽이 싫지는 않다.


과거의 난

오늘의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을까.

그날이 이렇게 오래도록 상처가 되어 남을 걸 알았다면

넌 그렇게도 가혹하게 나를 이곳에 남겨두고

그날을 살았을까.


과거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너를 애도하며 눈물 젖은 편지를 쓰는 것뿐이다.


https://youtu.be/yrJSc3NKNfc?si=3jBdKq3eOtCIU_QU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