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양홍원
너는 자취를 시작했다고 한다.
어떤 남자는 세 번 만에 1박 2일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고,
저번에 만났던 남자는 내 자취방에 오고 싶어 했다.
그런데 너는 내 자취방에 오고 싶어 하지도 않고,
네 방에 들어 보내주지도 않았다.
원래 이데아는 볼 수 없고,
현실에서 행위만 한다.
섹스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데
정작 하고 싶은 사람이랑 섹스는 못한다.
그게 내 인생에 대한 나의 불만이다.
결핍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다.
가끔은 너의 집으로 달려가 하고 버려도 되니까 한 번만 해달라고 조르고 싶다.
그러나 그 생각은 내 머릿속에서만 행해지다가 사라지고 만다.
현실에 파묻히고 만다.
현실의 나는 해야 할 것도 많고 멀쩡한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른다.
너를 본 순간부터 내 안에는 네가 항상 공존해 왔다는 것을.
그 유일한 사실이 내가 남에게 완전히 이해받지 못하는 이유다.
그 어떤 연인을 만나더라도 이런 내 속마음까지는 털어놓지 못할 테니까.
나만의 비밀.
아무에게도 공유할 수 없는 비밀이다.
연애를 하긴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하긴 한다.
그러나 헤어지면 그 사람은 사라지는데 그 전의 너는 계속 기억에 남는다.
가끔은 네가 있는 집 앞 역을 서성이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