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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V: Bad Bitch Vibe

나쁜 여자 증후군

by 연하

착한 여자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착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목을 매고 지나치게 사과하고 감사해하는 것을 말한다.


사과하고 감사하는 것은 물론 갖춰야 할 덕목이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칠 경우 문제가 된다.


여기 한 소녀가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항상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받는다.

착해야 한다는 것이 강박이 되어

학교에서도 빌려주기 싫은 수정테이프를 빌려주며

주기 싫은 물을 자신을 싫어하는 같은 반 아이에게 준다.


**


짝사랑을 한다.

그녀를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아이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지금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거절하자,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게 되면 자신에게 연락을 달라고 말한다.

물론 그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녀는 점점 자신을 탓한다.

예쁘지 않고, 소심한 성격을 가진 스스로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말하지도 못하는 그녀 자신을.


**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스킨십을 거절당한다.

그 후 스스로가 너무 천박하기에, 발랑 까진 여자이기에 남자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연락이 늦으면 계속 휴대폰을 본다고 하루 종일 안절부절못한다.


**


약속을 취소당한다.

다양한 이유들로 약속을 취소당한다.

약속 시간 3시간 전에 파투가 난 적도 있다.

아마 일방적으로 잡은 약속 탓이겠지.


**


그렇게 해서 나쁜 여자 증후군이 생기게 된다.

더는 스스로를 아프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


살고자 하는 욕망이다.


스물다섯, 그녀는 처음으로 사랑하기로 한다.

자기 자신을.


참 진부하지만 그래도,

스물다섯에 처음 시작한 사랑이다.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해

그때는 아직 네가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 스물다섯, 스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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