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누구 건지 모르겠다
요즘은 AI를 안 쓰는 게 이상한 시대야.
계산도 대신해 주고, 정보 정리도 해주고,
어떤 때는 아이디어까지 제안해 줘.
그런데 예술과 창작활동에서는 유독,
"AI는 절대 안 돼"라는 말이 돌아다녀.
나는 예술이 창작자의 감정과 철학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해.
내가 글을 쓸 때 느꼈던 감정은 내 감정이고,
그 글에 담긴 철학도 나에게서 시작된 거야.
AI는 그 감정을 더 명확하게 꺼내주면서,
흐릿한 생각의 끈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조력자 역할을 할 뿐이고.
포토샵으로 보정한 사진이 모두 가짜 사진인건 아니잖아.
워드프로세서로 쓴 글이 손글씨가 아니라서 감동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저작권 공모전이 눈에 들어왔어.
그래서 나는 시 한 편을 써서
시 마지막에,
'이 글은 AI와 함께 고민하며 썼다'라고 그대로 적어 넣었어.
물론 유의사항은 꼼꼼히 봤지.
AI를 활용한 글은 입상할 수 없다는 것도 확인했고.
꽤 시간을 들여서 쓴 글이라 아깝기도 하고,
혹시 앞으로 브런치에 글도 못쓰게 될까 봐 솔직히 겁도 많이 나.
근데 뭐, 쓴 건 사실이니까.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고,
억지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내고 싶지도 않아.
만약에라도 언젠가,
AI를 도구로 썼다는 이유만으로 내 글이 외면당한다면,
내가 느낀 감정과 결과물 전체가 '가짜'라고 몰려진다면,
나는 그때도 글을 계속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