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사람으로서의 길

by 황웨이

하늘은 말없이 내 발끝에 은은한 빛을 내려놓았다

우주는 눈동자 깊숙이 어두운 길 하나를 숨겨두었다


하늘은 길을 잃은 내 그림자를 조용히 붙잡아 주었고

하늘은 바닥에 흩어진 내 파편들을 부드럽게 일으켜 세웠다


두 귀인이 내민 손은

내 안의 짐승들을 어루만져

비로소 걷는 법을 배우게 했고

걸음을 뗀 짐승들은 깨달아 버렸다


하늘을 부수지 않고 견디는 법을

세상에 무너지지 않고 흔들리는 법을

사람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내딛는 법을


빛을 남기는 발걸음으로

별을 가리키는 눈짓으로


내 안에 울지 못한 것들

내 안에 부서지다 남은 것들

내 안에 길들여지지 않은 숨결들을 등불 삼아


어디인지 모를 새로운 끝을 향해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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