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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영 Dec 25. 2022

[뉴질랜드 한 달 살기] 고양이 스너글


동생네 집에 고양이가 한 마리가 있다.


바로 이 녀석, 스너글이다.

‘스너글’은 조카 선아가 붙인 이름이다.


희수는 이 고양이를 아주 좋아한다.

동생네 가족이 이 집에 이사 왔을 때,

이미 여기 살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동생네 가족이 ‘집사’가 되었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듯 하지만 정확한 건 아무도 모른다.

사람에게 꽤나 친근한데 이전에 살던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스너글은 매일 아침, 점심, 저녁 끼니때마다 문 앞에 찾아와 밥을 달라고 냐옹거린다.

가끔 사람이 밖에 나가면 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자고 있다가도 가까이 다가와 몸을 휘감고 친근한 척한다.

이 고양이는 모든 걸 수용하는 듯 하지만 시끄러운 건 싫어해서 아직 어린 쌍둥이들이 고양이를 보고 좋아 꺅 소리를 내면 조용히 엉덩이를 들어 조금 멀리 떨어진다.


너 그런 소리 내면 가까이 안 있을 거야.’


명확하고도 분명한 메시지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기들은 배를 보이며 누운 스너글을 쓰다듬고 따라다니느라 바쁘다.


메간 말이, 희수가 꼬리를 잡고 흔들고 몸을 거의 누르듯 주무르는데도 스너글이 가만있어서 놀랐다고 했다. 어느 정도 선을 넘으면 손톱을 내밀고 뺨을 때리는데 아기들에겐 아직 너그럽다.

스너글은 좀 귀찮다 싶으면 이렇게 담을 넘어 아기들 손에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거나 조용히 숨는다.


매일 이 조용한 집주인과 조우하는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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