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문(記文) 18

- 계당재기(溪棠齋記)

by 우인

계당재기(溪棠齋記)


계당재는 가평 화악천 옆에 있는 소담한 공간이다.

“시냇물(溪) 옆에 해당화(棠)가 피어 있는 서재(齋)”라는 뜻이다.


이곳은 바로 청아(靑芽)선생이 글 쓰는 곳이다.

잠시만이라도 이곳에 있어 보면 알게 되리라

가슴 속으로 詩가 들어오는 느낌을, 그러니 청아 선생은 걸어 들어오는 시를 반길 준비를 하면 된다.


계당재에서는 세 가지 소리에 귀 기울이어야 한다.

첫째는 화악천 시냇물 소리(聽水),

둘째는 솔바람 소리와 새 소리 그리고 꽃들이 속삭이는 소리(聽風)

셋째는 내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聽我)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나의 마음에서 들려 주는 온갖 우주의 소리를 들으면 詩가 된다.


그러므로 이곳 계당재(溪棠齋)는 하늘이 청아선생에게 허용해 준 선물같은 곳이다. 후대의 누군가가 이곳에 앉으면 느끼게 되리라, 하늘에서 들려 주는 소리들을, 청아선생의 빛나는 시 구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제 해야할 일은 소동파(蘇東坡)가 ‘해당(海棠)’에 대해 쓴 “ 故燒高燭照紅妝。높이 등불을 밝혀 그 붉은 자태를 비추네.” 시 구절처럼 저녁불을 밝히며 하늘의 소리를 세상에 전달하는 일이다.


아름다운 계당재(溪棠齋)에서 만년을 즐겁게 살고 있는 청아선생은 행복하여라!


乙巳年 가을에 又人이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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