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작헌기(萬作軒記)
만작헌(萬作軒)은 모든 것을 만드는 사람의 집,
무극(無極) 權선생의 집이다.
무극(無極)은 누구인가?
무극(無極)은 충청북도 무극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그의 호(號)처럼 끝을 알 수 없다.
재능의 마지막이 무엇인지 본인도 모르는 듯하다.
무극(無極)선생의 손(手)은 특별하다.
그의 손(手)안 으로 무언가 들어가면 잠깐 사이에 새로운 물건이 탄생한다.
무극(無極)선생의 손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그도 그럴 것이 38년간 방송국에서
온갖 물건들을 만들고(作), 그리고(畵), 새기고(刻), 엮고(組立) 했으니
얼마나 많은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 졌겠는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손(手) 보다는 눈(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실 무언가 잘 만드는 장인(匠人)들은 많다.
하지만 남들이 허술하게 보는 수많은 사물들을 눈여겨보고
새롭게 만드는 안목(眼目)은
무극(無極)선생을 따라올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남들이 버린 오래된 빨래판, 장롱, 혹은 대나무 빗자루,
고재(古材)등도 무극의 눈에만 띄면 새로운 事物(사물)로 다시 태어난다.
그 점이 다른 匠人들과 확연히 차이나는 점이다.
특별한 스승이 없이 홀로 모든 것을 배우고 익혀 이제는 고수가 되었다.
특히 솟대는 눈 깜짝할 사이에 하나가 만들어 진다.
새는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깜찍하고 귀엽다.
지난번 영화 촬영 때 바닷가에서 그렸다는 고등어 이백마리는
솔거(率居)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지나가던 갈매기가 내려와 먹을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무극(無極)선생은 겸손하다.
이 정도면 으쓱댈 법도 한데, 자기 작품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걸 준다.
그는 이름을 탐내지 않는다.
늘 주위에 무엇인가를 주는 사람이다.
그런 즐거움을 주는 만큼 대대손손 복을 누리리라.
부디 이제는 세상이 이런 고수를 알아주는 시대가 되었으면 한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을
알아주는 세상을 기대하며
정유년에 우인(又人)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