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전리 산고散稿 4

by 우인

북한강은 흐른다


오늘도 북한강변을 걷는다.


남한강변에서 자라

반백(半百)이 지나

반백(半白)의 머리로

백구(白狗)와 같이

강변을 걷는 인연이란!


흐르는 북한강을 바라보니,

이곳을 거슬러 춘천으로 올라가는 다산(茶山)도 생각나고

수많은 선인(先人)들이 걸었을 이 길을 더듬어 본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시간도 하염없이 흐른다.

보납산이 보인다.

읍에 이런 山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아마 한석봉도 동헌(東軒)에 앉아 보납산을 보았으리라.


가평(加平), 더할 加에 평평할 平이라.

처음엔 왜 아름다울 嘉를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지만

지금 보니 이 더할 加가 더 오묘하다.

뭐든지 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은가?

지금 이대로가 아니라 항상 무엇이든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장소이다.

거기에 평화를 가져다 주는 平이라니, 어감이 주는 매력이 너무 많은 곳이다.

그 이름 가평!

그러므로 북한강변을 걸으며 무한한 평화로움을 느낀다.


산그림자(山影)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수없이 보았던 한강물이지만 산그림자를 제대로 본 것은

이곳 달전리에서였다.

그 아름다움이란~


눈앞에 자라섬의 형형색색 꽃들이 펼쳐져 있고,

새들은 평온함을 구가하고,

나의 삶도 이렇게 평화 속으로 스며들어 간다.


하늘의 뜻은 참으로 오묘하다.

어디에 소속되지 않고 살아온 나를 이곳, 가평까지 오게 할 줄이야!


무슨 인연으로 이곳에 머물게 된 것일까,

북한강변을 걸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거니와

아마 나의 어린 시절 남한강변 언저리에서 놀던 날에

느닷없이 서울로 유학가서 평생 경계인으로 살았던 날의 보상이랄까,

그러므로 북한강변을 걸으며

가평의 삶을 즐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기억하며~~

달전리에서 又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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