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전리 산고散稿 6

-6. 꼬미를 위한 만사(輓詞)

by 우인

꼬미를 위한 만사(輓詞)


꼬미는 길고양이다. 가평에 정착하여 받아들인 첫 식구였다,

처음엔 마당에 이들이 정탐하러 온 지도 몰랐었다.

어느 날 데크에 놔두었던 고기가 없어진 걸 보고 이들의 정체를 알았다.

달전리에서 3년째 되던 봄이었다.

1세대가 미미와, 미달이, 귀요미등 다섯 마리.

그리고 미미가 난 새끼가 꼬미, 아롱이, 다롱이 3남매였다. 다롱이만 여자고 첫째가 꼬미였다.

마당에 놀다가 밥을 주고 들어오면 방으로 따라 들어오다 문들 닫으려고 하면 쏜살같이 마당으로 도망쳤다. 그런 꼬미가 불과 8개월이 되었을 때 죽었다. 선천적으로 약했단 거 같다.

데크에 물과 밥을 나두면 너가 제일 먼저는 다가와

물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모습에 아직도 마음아프다.

가평엔 장례식장이 없어 인터넷을 검색하여 찾은 곳이

경기도 광주의 오포읍, 두시간 정도 거리였다.

장례식장의 직원들이 얼마나 경건하게 진행하는 지 내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쓴 글이 꼬미를 위한 만사이다.


꼬미를 위한 만사(輓詞)


너의 이름은 ‘꼬미‘였다.

너의 나이는 8개월.

너가 우리를 선택하였다.

우리는 너를 받아들였을 뿐, 식구(食口)로.


작년 8월에 태어난 너는 제일 먼저 우리 집으로 왔다.

용감하게도 데크 門을

–물론 어린 너희들을 위하여 문을 조금 열어 놓았지만-

넘어서 들어 온 것은 너희 삼남매중 너가 첫 번째였다.

그 다음 ‘아롱이’, 그리고 마지막에 ‘다롱이’가 우리집에 왔다.


너의 엄마는 너희들에게 젖을 먹이다가

어느 정도 자라자 떠나가 버리고,

그 다음부터 너는 우리 식구(食口)가 되었다.


‘꼬미’, 너는 얼마나 씩씩한지 삼 남매중 늘 대장 노릇을 했다.

그래서 셋 중 너가 제일 튼튼한 줄 알았는데,

한달 전에 보니 너가 셋중 제일 작더라.

난 단순히 회충이 있는 줄 알았더니 점차 먹지 못하고

3월부터는 거의 못먹어 병원에서 영양제를 먹고서야 기력을 회복하였는데,

오늘 새벽에 창고에서 고양이별로 간 너를 발견했단다.


제발 벚꽃 피는 것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건만,

뭐가 그리 급한지 너는 그리도 빨리 가버렸느냐!

일 년이라도 살았으면 내가 이리 비통해 하지는 않을텐데~


작년 9월에 너희 삼남매가 우리집 마당에서 뒹굴거리며 노는 동영상을 보니,

그나마 위로가 된다.

너가 행복했었을 거라고 믿는다.


겨울에 아침마다 음식과 물을 갈아 주러 데크문을 열면

삼 남매중 너만 쪼르르 우리집 안으로 들어왔었지.

따뜻한 방이 그리운 줄 알고 문을 닫으려고 하면

너는 화들짝 놀라 다시 데크로 나가곤 했었다.


마침 오늘은 너희 삼남매에게 이름을 지어 주고,

식구(食口)로 받아들인 ‘로즈마리’의 생일이란다.

그러니 너 ‘꼬미’를 어찌 잊겠느냐.

다들 길냥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는게 싫다.

너도 소중한 생명인데,

그러니 나는 너의 존재를 영원히 기억하겠다.


나의 식구로서,

나의 기억 속에 ‘꼬미’는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꼬미’ 안녕~~


內素軒에서 又人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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