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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미숙 Dec 07. 2021

연애

메마른 연애 감정에 보습이 시급하다.

연애

1. 성적인 매력에 이끌려 서로 좋아하며 사귐

2.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사랑함.


요새 내 너튜브 계정의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대부분이 연애에 대한 영상이다.

누군가 내 계정의 알고리즘만 보면

연애가 하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은 쓰고 있는 대본 때문에 연애에 대해 몇 가지 검색해보았더니 너튜브 알고리즘에 반영이 된 것.


나는 알고리즘의 세계에 감탄하며 스크롤을 내리면서

나 자신이 연애와 사랑에 대해 검색을 할 만큼

연애에 대한 감정이 희미해졌다는 것을 알고 씁쓸해졌다.

 

예전에는 "맞아. 그거 굉장히 아파"라고

몸서리 칠 정도로 바로 떠올렸을 감정이

지금은 어떤 감정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뇌의 한 부분에서 연애에 대한 감정들이 모두 사라진 걸까?  

아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나는 사랑도 연애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단지 겨울이 되어 찬바람과 함께

내 마음과 머리가 건조해진 것이 아닐까.

오 그러면 조금의 보습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억지로 억지로 꾸역꾸역

로맨스 영화의 클립 영상을 무한 반복 돌려보고

리모컨을 만지작 거리는 여성들의 손을 잡고 놔주지 않

멋진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를 눈을 부릅뜨면서 봐도 마음의 사막화가 진정되지 않는다.

그저 휑하니 모래 바람이 불어 쓸어버리더니

본인 감성에 맞는 스릴러나 보라고 부추긴다.

 

옛날에는 아름다운 사랑도 꿈꾸고

반대를 뚫고 이뤄내는 사랑도 꿈꾸고

서로 싸우면서도 절절해하는 연애도 꿈꾸면서

촉촉해진 마음 때문에 설레어 잠 못 이룰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촉촉한 꿈 따위 없이

마음처럼 메말라 까끌까끌해진 입맛만 다신다.


이 정도면 보습이 아니라 폭우가 내리지 않는 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건조함.

갑자기 내 감정을 다시 촉촉하고 뽀송뽀송하게

살려내고 싶어졌다.

이런 마음이 들 때 누군가를 만나려고 노력해보면 좋으련만,  

무엇부터 해보아야 할지 초록색 검색창을 연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너튜브 알고리즘에

연애 영상들이 줄줄이 소시지가 되어 엮인다.  


내가 그렇지 뭐.


김태우 씨 소리나 시원하게 질러 주세요.

사랑비가 내려와!!!!!!!!!!!!!!!!!!!!!!!!!!!!!



3. 메마른 감정에 보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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