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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기

정조의 흔적 따라 가을길을 나선다.

젊은 커플들이 많이 찾는 곳

by 여행작가 히랑

정조의 흔적 따라 가을길을 나선다.

젊은 커플들이 많이 찾는 곳


수원화성에 가면 늘 우울한 마음과 상쾌한 기분이 함께 밀려온다. 성을 축성한 조선 22대 왕 정조를 생각하면 좀 슬퍼지고 완벽하고 아름다운 성곽길을 걷다 보면 시원하고 행복해진다. 이번에 늘 생각만 해오던 수원화성을 화폭에 담아본다.

photo_0 (32).JPG 창룡문과 플라잉 수원, 연날리기, 근처에 연무대와 국궁체험장이 있다.

수원화성 성곽 산책은 창룡문 근처에서 출발한다. 국궁체험장이 있고 '플라잉 수원'(벌룬을 타고 높은 곳에서 성곽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탈 수 있다. 창룡문 앞 잔디밭 광장에는 연 날리는 가족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수원화성의 축성은 정조의 효심에서 출발했고 당쟁에 의한 당파정치 근절과 강력한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한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정치 구상의 중심지로 지어진 것이다. 수도 남쪽의 국방 요새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건축하는데 10여 년을 예상했으나 정약용의 설계로 착공한 지 2년 여만에 완공되었다. 거중기, 활차, 녹로 등 신기재의 발명과 활용, 동서양 축성술을 집약한 방법 등 18세기 과학과 건축, 예술을 살필 수 있는 대한민국 성곽 건축사상 가장 독보적인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수원화성은 방어 기능과 성벽 안에 갖추어진 4개의 성문을 비롯해 각기 다른 모양과 특성을 지닌 건축물의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IMG_8294 (1).JPG 성곽길을 걸으며 본 방화수류정과 연못 '용연'

성곽길을 살랑살랑 걷다 보면 눈에 방화수류정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방화수류정에서 정조는 활쏘기도 하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시를 지어 읊었다. 임금을 위해 2층에 온돌방이 있었는데 사라졌고 건축물 원형만 남아있다.

방화수류정을 보면 저절로 신발 벗고 올라가고 싶어 진다. 올라가 보면 성곽길, 연못 '용연'과 수원시내가 훤히 보이고 여름에는 시원한 자연바람으로 땀을 식힐 수 있다. 연못 주변에는 소풍 나온 젊은 커플이나 가족들로 늘 붐빈다. 방화수류정의 아름다운 모습을 화폭에 담을 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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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문은 수원화성의 북문이자 서울에서 내려오면 정문이다. 장안은 중국의 옛 왕조인 전한, 수, 당나라의 수도였던 '장안'에서 따온 것이며 수도라는 뜻이고 서울을 의미한다. 서울의 숭례문보다 크고 튼튼한 옹성이 있다. 장안문의 웅장한 모습은 저절로 드로잉 하게 만든다. 장안문이 잘 보이는 카페에서 옆모습을 화폭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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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본 장안문

정조의 흔적 따라 용주사로 향한다. 용주사는 원래 신라 시대에 창건된 갈양사인데 병자호란 때 폐사되었고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추모하기 위해 같은 장소에 사도세자의 능침 사찰로 창건한 사찰이다. 아버지를 화성에 모시고 수시로 왕래하며 가까운 곳에서 추모하기 위해서다.

용주사는 정조의 효심이 깃든 사찰이기도 하지만 경기 남부의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본사로 오랜 역사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용주사에서 보물인 대웅전, 국보인 동종, 문화재인 5층 석탑을 눈여겨볼 일이다. 동종은 신라 종 양식을 보이는 고려시대 초기 범종으로 국보 120호이다.

마침 그믐을 맞아 예불이 한창 진행 중이었고 스님의 염불소리가 온 사찰에 울려 퍼졌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간절한 맘으로 예불을 드리는 불자들이 많았다. 예불 소리를 들으며 코로나 19가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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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 대웅전, 용종, 5층석탑

용, 건릉으로 향한다. 융릉은 조선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장조)와 헌경 황후 홍씨(혜경궁 홍씨)의 묘이며, 건릉은 정조와 효의황후의 능이다. 융릉과 건릉은 거의 같은 모습인데 융릉이 조금 더 넓다.

정조는 즉위 후 동대문구 배봉산에 있던 사도세자의 묘를 현재 자리인 화산으로 옮겼다. 이름은 현릉원이라 부르고 봉분에 모란, 연꽃을 조각한 병풍석으로 두르고 무석인도 설치했고 1899년 현릉원은 융릉이 되었다. 융릉의 홍살문 근처에 용의 여의주 모양을 한 둥근 연못 '곤신지'가 있다. 능에서 내려다보면 용의 머리 부분이라고 한다.

건릉은 융릉 동쪽에 있으며 봉분에 병풍석은 없고 난간석만 둘러져 있다.

융, 건릉은 여느 조선시대 능보다 굉장히 넓다. 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빽빽한 숲도 있고 뒤쪽으로 50분 동안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늘 푸른 소나무와 노란 단풍잎을 뽐내고 있는 참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가을 낙엽길을 걷기에 딱 좋은 곳이다.

해가 진 후 헬륨기구 '플라잉 수원'을 타고 150m 상공에 올랐다.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내려다본 구불구불 불을 밝힌 수원화성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헬륨기구는 상공에 올라가서 거의 멈추어있기 때문에 무섭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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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우), 곤신지와 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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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가을 여행이었다. 수원화성은 산책 삼아 늘 가는 곳이지만 드로잉을 하고 글을 써보기는 처음이다.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그동안 꼭 정리를 해 보아겠다는 책임감 비슷한 걸 느꼈는데 이제 후련하다. 갈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수원화성은 우리 모두의 귀한 보물이다. 성곽 안에 예쁜 카페와 맛집들이 있어서 젊은 커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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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여행은 경기도 역사문화생태 관광지 홍보를 위한경기 유랑단 서포터즈로 운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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