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제목이 여전히 좋다.
2014년 초판과 제목은 같지만 와닿는 느낌은 다르다.
일단 그동안 세월이 너무 변했다. 결혼에 대해 젊은이들의 생각이 너무 달라졌다. 그래서 엄마의 주례사도 단지 결혼을 앞둔 딸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아닌 인생 전반에 대한 조언일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역시나~~~
엄마의 주례사는 '잘하고 있지?' 안부를 묻는 것 같다. 앞으로의 삶을 핑크빛 미래로 이끌어 주는 것 같다. 지난 5월에 제주갔을때 코끝을 강하게 자극했던 감귤꽃 향기를 다시 맡는 것 같다. 엄마가, 언니가 차근차근 삶의 지혜를 얘기해 주는 것 같아 읽는 내내 맘 따뜻하고 행복했다.
내가 클 만큼 커버린 나이라 그런지 '너무 늦은 때란 없다'(p217), '나만의 스타일을 찾자'(p247) 부분은 더욱 와닿는다. 나도 자신감이 떨어질 때마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라고 한 모지스 할머니를 생각하며 벌떡 일어나 책상에 앉곤 했었다.
'나만의 스타일을 찾자'에서 검정 원피스에 대한 내용을 보고 미소가 지어졌다. 뉴욕에서 5th 에비뉴를 걷다가 명품샵 윈도에 스포티한 옷을 입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서 바로 아울렛에 가서 검정 원피스를 사 입고 맨해튼을 누볐던 기억이 났다.
Mother's Tip도 밀푀유 나베의 배추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고소하고 영양 가득한 고기처럼 값지고 유익하다.
갬성 가득한 사진들도 여행할 때 먹는 달콤한 사탕 같다.
김재용 작가님은 10여 년 동안 내 삶을 응원해주고 위로해주신 분이다. 내가 '꿈꾸는 자들의 도시, 뉴욕을 그리다' 책 출간을 준비하는 5년 동안 울고 싶고,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도 그 누구에게도 그 고충을 털어놓을 수 없을 때 작가님은 '잘 돼가?'라고 물어주셨다. 그럼 나는 미끼를 덮석 물고 '다다다다' 힘들 점을 털어놓곤 했었다. '열심히 하니까 잘 될 거야'라는 영양제를 투여받고 나는 일어서고 또 일어섰었다.
표지부터 향기롭고 달콤함을 전해주는 '엄마의 주례사'를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나이에 읽었다면 쓸데없는 번민과 고민없이 통통 튀며 잘 살 수 있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결혼을 앞둔 딸, 이미 결혼을 한 딸과 며느리들, 그리고 그들의 엄마들! 모든 여성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특히 바로 옆에서 엄마의 보살핌과 조언을 받지 못하는 딸들에게 더더욱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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