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뉴욕 여행

*24분 동안에 일어난 기적

뉴욕 허드슨강과 항공기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

by 여행작가 히랑


24분 동안에 일어난 기적

-뉴욕 허드슨 강과 항공기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


허드슨 강 유람선을 타고 맨해튼을 보다.

승객을 가득 실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로어 맨해튼 쪽으로 향한다. 한낮 햇빛이 내리쬐는 강물은 다이아몬드를 뿌려 놓은 듯 반짝인다. 허드슨강 써클라인 타기를 잘한 것 같다. 영화나 TV 속에서 보던 모습을 지척에서 보니 뉴욕에 있다는 게 실감 난다.

여행 중에 유람선 타기를 즐긴다. 파리 센 강, 카이로 나일강, 프라하 다뉴브강, 뉴욕 허드슨강, 오사카 도톤보리 강, 서울 한강 등등....... 멀리서 도시의 숲을 보고 나면 속으로 들어가 구석구석 다닐 때 더 감칠맛 나는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미드타운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102층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멀리서도 돋보인다. 911 테러 후 새로 지은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One World Trade Center)도 은빛을 발하며 맨해튼의 주인처럼 서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건물이며 무너진 쌍둥이 빌딩보다 더 튼튼하게 지어졌다고 한다.

자유의 여신상이 눈에 들어온다. 자유의 여신상이 위치한 리버티 섬에 촘촘히 서있는 여행객들도 보인다. 섬에 가서 자유의 여신상을 가까이 보는 것도 좋지만 멀리서 보는 것도 멋진 광경이다.

유람선은 자유의 여신상 정면까지 가더니 포토 타임을 위해 멈춰준다. 여행객들은 자리 쟁탈전을 벌이며 인증샷을 찍느라 바쁘다.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독립 100주년(1886년)을 기념하여 프랑스에서 기증한 작품이며 이 후로 자유와 민주주의 상징으로 미국의 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돌아 출발했던 미드타운 선착장(Pier83) 쪽으로 향한다. 유람선을 타고 한눈에 쏙 들어오는 맨해튼을 보고 나니 도시 속의 모습이 더 기대된다.


허드슨 강의 기적, 강한 책임감은 위기 속에서 기적을 만든다.

샬롯(노스캐롤라이나 주) 국제공항으로 가는 US Air Ways 여객기가 뉴욕을 출발한다. 이륙하고 2분 후 새 때와 부딪혀 엔진 2개가 모두 고장 나버린다. 관재탑에서는 다른 공항에 비상 착륙하도록 유도한다. 기장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Chesley "Sully" Sullenberger)는 긴박한 상황이라 재빨리 판단하고 허드슨 강 위로 활강해 착륙한다. 이륙 후 허드슨 강 불시착까지 6분 동안 일어난 일이다.

‘기장입니다. 충돌에 대비하십시오.’ 다급한 기장의 목소리가 들리자 승객들은 공포스러운 얼굴로 변한다. 스튜어디스들은 질서를 유지하고 침착하도록 안내한다. 승객들은 기장의 요구대로 번호를 외치며 나와 아이들과 여자들은 풍선처럼 부푼 비상용 미끄럼을 타고 탈출한다. 나머지 승객들은 강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비행기 날개 위로 균형을 맞춰 올라간다. 주위에 있던 페리보트(Ferryboat)들이 바로 달려와 비상용 보트와 날개 위에 서있는 승객들을 구조한다. 기장 ‘설렌버거’의 빠른 판단으로 사건 발생 24분 만에 155명 탑승객 전원이 구조된다.

2009년 뉴욕 허드슨 강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2016년)’으로 제작되어 당시의 긴장감과 함께 안도감을 선사한다. 항공기 문제점 발생에서 구조까지 24분 걸렸다니 그 신속함이 놀랍다. 기장과 승무원들이 보여준 지혜롭고 차분한 대처가 인상적이다. 설렌버거 기장은 기적적인 일을 해냈다는 찬사가 쏟아지자 ‘그저 평소 배우고 훈련받은 대로 했을 뿐’(We were simply doing the jobs we were trained to do.)이라고 간단하게 말한다. 예측하지 못한 위험한 순간에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절실히 느껴진다.

항공기 기장 '설렌버거'는 미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다. US Airway 조종사로 42년(사고 당시) 비행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그의 침착한 판단과 용기가 기적을 만든 것이다. 비행기가 물 위에 착륙할 때 좌우 균형이 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저항이 굉장히 커서 안전하게 내리는 것은 어렵고 위험한 일이라고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여객기 비행 역사 50년 동안 인명피해 없이 물 위에 항공기를 착륙시킨 사례는 처음"이라고 칭찬한다.

허드슨 강의 기적은 미국인들에게 큰 용기를 준다. 2008년은 경제 위기의 여파로 대량 실업이 발생하고 삶의 터전이 불안하던 시기였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허드슨강의 기적을 본 미국인들은 '위기 속에서도 해쳐나갈 방법이 있다'는 희망을 갖고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

오바마 대통령은(2009년) ‘책임감’이야말로 도전과 위기를 극복하고 미국을 재건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설렌버거는 자신의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설렌버거처럼 일한다면 아름답고 훌륭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설렌버거 기장의 사례를 들어 강조했다.

영화에서 기장 '설렌버거'의 마지막 행동이 기억에 남는다. 물이 밀려들어오는 기내에 남아 승객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내를 두 번씩 오가고 맨 마지막에 탈출한다. 깊은 바다로 침몰하고 있는 배에 수백 명의 승객이 남아있는데 바지도 입지 못하고 먼저 배를 탈출하는 어느 선장의 모습과 겹친다.

기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일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싹이 튼다. 모든 일이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고 임하면 기적은 늘 가까이에 있으리라 믿는다.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2016년)를 참조했습니다.

* 서클라인 홈페이지(종류, 운항시간 및 예약)

https://www.circleline42.com/book-now/?OptionTime=Any%20Time&NoPeople=2&Cruise=1&Cruise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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