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모델 '메이 머스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모델 '메이 머스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패션
“만약 내가 죽기 전에 꼭 3일 동안만 눈을 뜨고 볼 수 있다면...... 다음날 이른 새벽에는 먼동이 트는 웅장한 장면을 보고 아침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오후에는 미술관,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또 하루를 지내겠다.” 시각, 청각 장애인 헬렌 켈러 자서전, ‘사흘만 볼 수 있다면’에 있는 가슴 찡한 말이다.
헬렌 켈러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The Met, 줄여서 ‘메트’로 불린다.)이 눈에 들어온다. 웅장한 외관과 분수대가 어우러진 기품 있는 모습에 송구스러운 맘이 앞선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시대와 전 지역의 유물, 300여만 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 모두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밝은 눈과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점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1층에 있는 이집트관을 가볍게 둘러보고 2층 19세기와 20세기 초 유럽 회화관으로 향한다.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낭만주의, 상징주의, 인상주의 작품들이 즐비해 관람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고갱, 마네, 피카소, 킬림트, 고흐, 루소, 모네, 르느와르, 드가 등 눈에 익숙한 작품이 많아 오래간만에 눈이 호강한다. 금빛 채색을 한 킬림트의 작품과 강렬할 색채의 고흐의 작품 앞에서 단체 팀의 가이드 설명에 귀동냥하며 좀 오래 머무른다. 미국관에서 켐벨 수프 캔, 메릴린 먼로 등 20세기 앤디 워홀의 팝아트 작품을 감상한다.
한국관도 있다. 넓지는 않지만 네모 반듯하며 아늑한 분위기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 고려청자, 금 귀걸이 등 익숙한 유물들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보니 뿌듯하고 더 귀하게 느껴진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는 매년 5월 기금 마련을 위해 유명 패션지 Vogue 주관으로 Met Gala(메트 갈라)가 열린다. ‘패션계의 오스카’라고 불릴 만큼 유명 인사들이 최고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자태를 뽐낸다. 2015년에는 아시아 미술부 100주년을 맞아 중국 패션을 테마로 선정해 중국 패션 특별전, ‘거울 나라 중국’(China: Though the Glass)이 열렸다. 중국관은 규모가 굉장히 크고 이전에 본 적도 없는 중국풍의 의상이 즐비하다.
왕족 의상, 청화백자, 동양화 등 중국 특유의 문양, 색에 영감을 받아 코코샤넬, 디올, 랑방, 톰포드, 랄프로렌, 로베르토 까발리 등 세계 유명 브랜드에서 디자인한 옷들이 전시되어 있다. 왕가위(Wong Kar Wai) 감독이 예술감독으로 초빙되어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패션과 미술 그리고 영화가 만난 스펙터클한 패션 미술전이다. 영화 <화양연화>(왕가위 감독)를 보면서 주연 '장만옥'이 입은 치파오가 고혹적이고 예뻤는데 그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아름다운 패션이다.
자개가 연상되는 샤넬 슈트, 벽지나 도자기 느낌이 나는 그토록 멋진 드레스들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화려한 드레스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카메라에 담아본다. 동서양이 조화된 패션 들은 옷이라기보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고 예술이다. 실내가 어둡기도 하고 사진으로 그 아름다움을 다 표현해내지 못해 너무 아쉽다.
메트 갈라에 선 메이 머스크는 70살 모델, 그녀의 삶은 Struggling, Jugling.
백발을 한 모델이 블루 드레스를 입고 메트 갈라(Met Gala) 레트카펫 위를 당당히 걷는다. 많은 언론이 그녀에게 주목하고, ‘68세 일론(Elon Musk) 엄마, 새롭게 스포트 라이트를 받다.’란 제목으로 뉴욕 타임스(NYT)는 패션 섹션 톱기사(2016년 4월 30일 자)로 내놓는다.
2016년 메트 갈라의 주제가 ‘패션과 기술의 만남’으로 실리콘밸리의 유명 CEO들이 초청되고, 그 CEO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를 아들로 둔 메이 머스크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페이팔(Pay Pal) 설립자이고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 Tesla)와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 X’ CEO이다. 메이 머스크는 일흔을 바라보는 미국 현역 모델이다. 15세 때 시작한 모델을 칠순을 바라보는 현제까지 계속하고 있다는 점도 놀라운데, 억만장자를 아들로 두었다니 입이 쩍 벌어진다.
'수명이 짧은 모델 일을 70살 다 된 나이까지 할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 도전정신이다.'라고 메이 머스크는 말한다. 남아공화국에서 자란 그녀는 20대 때 ‘미스 남아프리카 공화국’ 선발대회에서 본선에 올랐고, 63세에는 임신한 누드사진(데미무어 합성사진)으로 뉴욕 매거진 표지 모델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녀가 입고 메트 갈라 레드카펫 위에 선 블루 드레스는 한국 패션 디자이너 '유나' 양이 디자인한 작품이다.
“내가 추구하는 자연미와 어울리면서 고급스러움과 첨단의 미를 잘 표현한 유나 양의 의상 컨셉이 아주 맘에 든다.”라고 메이 머스크는 만족해한다.
유나 양은 서양화를 전공한 후 이태리와 영국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는 자랑스러운 한인 여성이다. 영화 ‘워터 포 엘리펀트’의 여주인공 의상도 디자인한 인연으로 메이 머스크의 드레스를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2016년 메트 갈라의 주제에 맞게 패션과 기술의 미래를 블루 드레스에 담아낸다.
난다 긴다 하는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제안을 뿌리치고 유나 양의 드레스를 선택한 데서 메이 머스크의 특별함과 소신 있는 철학이 돋보인다.
메이 머스크는 세 자녀를 잘 키운 싱글맘으로도 주목을 받는다. 첫째 아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CEO, 둘째 아들 킴벌은 식당을 8개나 소유한 요식업 최고 경영자이자 밴처 캐피털리스트이고 마지막 딸 토스카는 촉망받는 영화감독이다. 결혼 후 10년 만에 이혼하고 우유 사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난하던 시절에 집세를 내고 세 자녀들과 생존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모델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영양학 관력 석사학위를 2개 따고 당시에 5개의 직업을 가지고 동분서주한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의 인생을 ‘스트러글링(Struggling 발버둥 치는)과 저글링(Jugling 곡예하는)의 연속이었다고 표현한다.
“아이들은 건강하고 예의 바르게 자라도록 돌보았고,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특별히 잘해주기보다는 그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다.”라고 메이 머스크는 말한다. 자녀 교육법에 대해 물으면 늘 하는 대답이다. 단순하고 쉬운 대답 같지만 단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애기다. 아들이 억만장자라도 메이 머스크는 해오던 일에 여전히 최선을 다한다. ‘모델과 영양학 전문가로 계속 활동하고 특히 모델로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하고 세계를 여행하며 새로운 도시와 문화를 탐험하고 경험하고 싶다’고 그녀의 앞으로의 꿈을 말한다. 120세 장수 시대에 나이와 상관없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메이 머스크는 이 시대의 표본이며 모든 이의 로망이기도 하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중국 패션 특별전을 부각하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 메트와 패션에 관련된 인물을 찾아내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다가 2016년 메트 갈라 레드카펫에 선 메이 머스크를 알아내고 너무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 더구나 메이 머스크의 드레스가 한인 패션 디자이너 유나 양의 작품이니 이 보다 더 좋은 조합이 어디 있는가! 메이 머스크의 Struggling 삶은 내가 추구하는 삶이기도 하다. 이 글을 하나의 완벽한 작품으로 내놓는다.
*메트의 입장료는 기부 제이며, 성인 20불을 권장하고 있지만 얼마를 내도 상관없다. 한글로 된 안내지도를 챙겨 가고 싶은 곳을 미리 체크해 놓는다.
*일론, 메이 머스크와 디자이너 유나 양의 사진은 인터넷 KBS 뉴스에서, 내용 중 일부는 백만기의 아름다운 은퇴 연구소(blog.joins.com/cafe), 동아일보 기사(2016년 5월 3일)에서 참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