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뉴욕 여행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회전목마

뉴욕 브루클린 덤보와 기부천사 예술가, 제인 왈렌타스

by 여행작가 히랑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회전목마

뉴욕 브루클린 덤보와 기부천사 예술가, 제인 왈렌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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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보의 화려함을 만끽하다.

‘누들스’와 그의 친구들이 옷을 잘 차려입고 길을 건너간다. 그들은 그렇게 멋진 옷을 비고 모자를 써보기는 난생처음이다. 꼬마는 더욱 신나 춤추듯 걸어가며 뒤돌아 형들을 쳐다본다. 그들 너머로 웅장한 맨해튼 브리지가 보인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포스터이고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그렇게 좋아하던 꼬마는 깡패 ‘벅스’의 공격을 받고 바로 죽는다. 덤보(DUMBO), 영화 속 바로 그 자리에 서서 애절한 음악과 장면들을 떠올려본다.

브루클린에 있는 덤보는 맨해튼 브리지 아래(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 동네이다. 주황색 건물 사이로 맨해튼 브리지와 강 너머 맨해튼까지 보이는 멋진 장면 덕분에 영화 속에도 자주 등장하고 웨딩촬영을 위해 많이 찾는다. MBC 무한도전 팀이 멋진 슈트로 빼입고 그 길을 걷는 화보 덕분에 한국 관광객의 필수 코스이다. 무한도전 팀 흉내를 내며 사진을 수십 장 찍어봐도 그들처럼 멋지게 나오지는 않는다.

다리만 하나 건넜을 뿐인데 맨해튼과 완전 다른 분위기이다. 브루클린은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온 이민자들과 노동자들이 정착한 빈민촌이었고 공장지대였다. 점차 예술가들이 맨해튼의 높은 임대료를 피해 저렴한 곳을 찾아 정착하면서 브루클린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갤러리, 샵(shop), 레스토랑과 카페도 많이 생기고 매해 덤보 아트 페스티벌이 열려 젊은이들도 많이 찾고 있다. 덤보라는 말은 1970년대 말에 개발을 원하지 않은 새로운 거주민들이 아름답지 않은 이름이라고 만들어낸 말이다.

골목을 빠져나가 이스트 강가로 나가니 맨해튼 브리지, 브루클린 브리지와 맨해튼이 눈앞에 펼쳐져 눈이 번쩍 뜨인다.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 예술 작품 몇 점 서있고 전시관 안에 예쁜 게 치장한 회전목마도 있다. 공원의 작품들은 현재 브루클린의 모습을 대변하려고 근처 갤러리에서 외출 나온 듯 신선하다.

이스트 강가에 앉아 자연이 문명 속으로 스며드는 황홀한 모습을 본다. 세상의 모든 빛을 끌어들여 축복하듯 지는 해는 브루클린 브리지와 맨해튼의 마천루를 붉게 물들인다. 뉴욕에 하루를 머무를 수 있다면 덤보를 가겠다는 이도 있고, 덤보를 가기 위해 뉴욕을 갔다고 하는 이도 있다더니 덤보의 일몰 보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예술가의 노고와 기부로 태어난 회전목마

덤보의 회전목마는 좀 특별하다. 브루클린 브리지 밑에서 만난 제인의 회전목마(Jane's Carousel)는 덤보의 일몰만큼 황홀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봐온 회전목마와는 다른 고상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며 투명한 전시관 안에 자리 잡고 있어 강 건너 맨해튼과도 잘 어울린다. 더구나 한 예술가의 22년 동안 쏟은 노고와 그녀의 기부로 회전목마가 탄생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더욱 귀해 보인다.

80년 대 말 제인(Jane Walentas)의 남편 데이비드(David Walentas)는 덤보 지역 개발을 맡았다.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스트 강가 ‘풀턴 페리 공원(지금 브루클린 브리지 공원)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명소로 만들기 위해 회전목마를 설치할 계획을 세운다. 제인과 그의 남편 데이비드는 미 전역 옥션을 뒤져 오하이오 주에서 1922년에 제작된 회전목마를 385.000달러에 직접 구입했다. 제인은 회전목마가 맘에 들었다. 1922년에 제작되어 낡고 볼품없어 보이지만 48개의 말과 2개의 마차가 모두 온전했고 역사와 스토리를 담고 있어서 더 좋았다. 필라델피아 토보간(Philadelphia Toboggan) 회사에서 만들어진 National Resister of Historic Places에 등재된 일련번호(PTC #61)가 있는 역사적인 작품으로 1970년대까지 오하이오 주 영스타운의 Idora park에 있었던 회전목마이다.

제인은 덤보 작업실에 매일 출근해 회전목마를 연구, 분석하고 복원하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에스티 로더 아트디렉터 출신이며 뉴욕대학에서 미술석사를 마친 예술가로서 제인은 수십 년 동안 덧칠된 지저분한 칠을 직접 꼼꼼하게 벗겨내고 칠하고 그림을 그렸다. 드디어 22년(2006년) 만에 제인은 1922년 당시의 색깔과 디자인으로 회전목마를 복원해냈다. 귀하고 귀한 회전목마는 건축가 장 누벨(건축계의 노벨상, Pritzker Prize 수상 경력, )의 작품, 아크릴 전시관(Pavilion) 안에 설치되고 2011년 9월 16일 브루클린 브리지 공원에 모습을 드러내고 작동을 시작했다. 비 영리 단체 'Friends of Jane’s Carousel'은 회전목마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제인은 예술가로서 회전목마를 위해 청춘을 받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전목마 구입, 복원, 장 누벨에 의한 Pavilion 설치와 그 이후의 운영까지 회전목마에 대한 비용 일체가 모두 제인의 기부로 이뤄진 점이 더욱 감동을 선사한다.

회전목마는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탈 수 있어서 좋다. 회전목마를 처음 탄 것은 초등학교 때 어린이 대공원에서이다. 공원 전체가 별천지 같았지만 회전목마는 더욱 맘에 들었다. 시골에서 올라와 무서운 놀이기구는 못 타도 회전목마는 탈 만했다. 지금도 여전히 회전목마 타는 일은 재밌다. 알록달록 예쁜 말 위에 앉아 천천히 돌며 유명 연예인처럼 손을 흔들면 재밌고 기분도 좋다.

제인의 회전목마 타는 비용은 2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48개의 말과 2개의 마차는 유명한 건축가의 전시관 안에서 돌며 맨해튼, 이스트강과 두 멋진 다리 브루클린 브리지 맨해튼 브리지를 모두 보여준다. 한 예술가의 노고와 기부로 이뤄진 제인의 회전목마 덕분에 브루클린 덤보는 더 훈훈하고 화려하다. 누구나 탈 수 있는 회전목마라 더 좋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포스터와 무한도전 팀 사진 속 장소 가려면

지하철 A, C 라인을 타고 High St 역에서 내려 Cadman Plaza west 출구로 나온다.

구글 맵에 덤보(Dumbo)를 치며 Water St와 Washington St가 만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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