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레스토랑 위크와 스타 셰프 '장 조지'
뉴욕 레스토랑 위크와 스타 셰프 '장 조지'
레스토랑 위크, 뉴욕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애피타이저의 색감이 화려하다. 바질을 넣은 토마토와 Arugura(이태리 채소) 위에 호박, 레몬과 치즈가 섞인 근사한 요리이다. 알록달록 색상만큼 맛도 상큼하다. 메인 디쉬(Antreé)도 맛있고 디저트 ‘몰튼 라바 케이크(Molten Lava Cake)’는 입에 살살 녹는다.
오래간만에 시간을 낸 아들과 근사한 레스토랑 점심 식사 데이트이다. 트럼프 타워 1층 <누가틴 앳 장 조지(Nougatine at Jean George)>의 음식 맛도 끝내주고 아들과의 시간도 행복하다. ‘물가 비싼 뉴욕에서 레스토랑 식사라면 비쌀 텐데......’라고 생각되지만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서 금상첨화이다.
뉴욕에는 여름과 겨울에 레스토랑 위크(Restaurant Week)가 있다. 뉴욕 400개 정도의 고급 레스토랑이 참여하며 이 기간 동안 애피타이저, 주 메뉴, 디저트 3코스(Pres-fixe)를 점심 29$, 디너 42$에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레스토랑 위크에 참여 중인 <누가틴 앳 장 조지>는 '장 조지 봉게리히텐'(Jean George Vongerichten)이 운영하는 케쥬얼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장 조지(Jean George)’ 옆에 있으며 주방을 함께 쓴다고 한다. 미슐랭 3 스타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여행 정보서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받은 식당 평점으로 식당의 음식 맛, 가격, 분위기, 서비스에서 최고의 등급이다. 2017년에 미슐랭 3 스타 등급을 받은 레스토랑은 세계 120개 중 미국에 14가 있으며 그중 뉴욕에 6개가 있다.
<누가틴 앳 장 조지> 런치의 화룡정점은 디저트 ‘몰튼 라바 케이크(Molten Lava Cake)’이다. 라바(Lava)는 영어로 용암이란 뜻으로 한 스푼 떴을 때 따뜻한 초콜릿이 용암처럼 흘러나온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면 초코와 바닐라 맛, 따뜻함과 차가운 느낌이 혀끝에서 조화를 이루며 달콤하게 넘어간다.
"몰튼 라바 케이크는 500인분 식사를 준비하면서 실수로 탄생했다. 500인 분 디저트를 한꺼번에 만들다 보니 완전히 익히지 못하고 놓았는데 오히려 인기를 끌었다."라고 장 조지는 미국 공영방송 PBS 다큐멘터리 ‘김치 크로니클’에서 고백한다. 실수도 유능한 셰프가 하니 대박 아이템 된 셈이다.
뉴욕에서 레스토랑 위크와 시기가 맞아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장 조지 셰프의 음식을 맛보게 되어 행운 중의 행운이다. <누가틴 앳 장 조지>는 미슐랭 등급을 받은 곳은 아니지만 <장 조지> 옆에 있으니 최소 대표 디저트인 ‘몰튼 라바 케이크’는 같은 맛이겠지. 다음 기회에는 <장 조지>에서 식사를 기대해 본다.
한 번의 인연과 경험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두부에 견과류, 레몬즙, 꿀과 소금을 넣고 브랜더에 갈아 반을 잘라 속을 파낸 오렌지 껍질에 예쁘게 담으니 훌륭한 디저트가 된다. 마요네즈에 잘게 썬 김치를 넣고 고춧가루, 김치와 김칫국물을 넣어 김치 타르타르를 만들고, 된장에 막걸리, 간장, 참기를 양파로 소스를 만들어 생선에 뿌려서 그릴에 굽는다.’
세계적인 셰프, 장 조지가 미국 공영방송 PBS 다큐멘터리, ‘김치 연대기(Kimchi Chronicle)’에서 선보인 요리이다. 다큐멘터리는 13부작으로 한국과 한국문화를 소개하며 요리는 한국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한다. 지난 2010년에 부인 마르자(Marja)와 함께 촬영해 한식의 세계화에 큰 힘이 되어주었다. 현재 셰프 장 조지는 미슐렝 3 스타 <장 조지>를 포함해 뉴욕에만 8개, 세계적으로는 20여 개의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장 조지는 프랑스 남부 알자스 출신이며 어릴 적 부모님과 미슐렝 스타 레스토랑에 자주 다닌다. 16살 생일에 간 미슐렝 3 스타 레스토랑 <오베르주 드 릴(Auberge de L'ill>에서 맛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요리에 관심을 갖는다. 아버지는 장 조지가 엔지니어가 되길 원했지만 2달 후 식사한 레스토랑에 데려가 일을 배우게 한다.
장 조지는 접시 닦이부터 시작해 프렌치 셰프(French Shef) '루이 오티에르'(Louis Outhier)에게 요리를 배우고, 그를 도와 방콕, 싱가포르, 홍콩에서 10개의 레스토랑을 오픈하며 경력을 쌓는다. 그 후 아시아의 식재료에 매력을 느끼고, 프랑스와 아시아 요리를 결합한 장 조지의 독특한 퓨전 요리를 만들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식은 한국계 혼혈인 마르자와 결혼한 후 처음 접한다. 요즘은 한국음식을 안 먹으면 안 될 정도로 좋아하며 그의 요리에도 한국 식재료를 자주 사용한다.
다큐멘터리 '김치 연대기‘는 부인 마르자와 장 조지가 직접 출연해 만든 작품이다. 한국 여행지와 맛집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맛보며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직접 요리해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들 부부가 각각 다른 한국 메뉴를 요리해서 보여주고 함께 맛보는 시간이 볼 만하다. 장 조지의 요리가 획기적이고, 기발하며 노련하다. 한국 전통 식재료 된장, 고춧가루, 두부, 심지어 막걸리 등을 활용해서 서양요리처럼 세련된 요리를 만들어낸다. 김치찌개나 순두부찌개를 맛본 후 'Delicious'를 외치고 고추장을 넣은 닭날개 튀김을 맛보고 ‘평생 한국 식재료만 가지고 요리하고 싶어 진다. 고 말한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미슐렝 3 스타 셰프 장 조지 손길에서 한국 고유의 식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요리가 탄생하다니 놀랍고 감탄스럽다. 미국 공영방송에서 방송되었으니 한국 음식을 엄청나게 알려준 셈이다. 중국 상하이에는 장 조지가 운영하는 '치큐(Chi-Q)'라는 한식 퓨전 레스토랑이 있는데 ‘치’는 김치의 '치'이고 큐는 바비큐의 '큐'라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그 일에 매진한 장 조지의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공부가 최고'라고 여기며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이 머리에 스친다. 사람이 살면서 인연과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새삼 느낀다. 장 조지는 한 번의 경험과 한 사람의 인연으로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세계적 인물이 된 것이다. 물론 성공은 우연히 오지 않으며 그 일을 즐기고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장 조지의 한국 음식 사랑도 계속되길 바란다.
*레스토랑 위크는 여름(2017. 07.25-08.18)과 겨울에 각각 4주 동안 시행된다.
*참조: 미국 공영방송 PBS 다큐멘터리, ‘김치 연대기(Kimchi Chron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