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에트르타, 못봤지만 괜찮아 또 가면 되니까

paris살이 18일째

by 여행작가 히랑

프랑스 에트르타, 못봤지만 괜찮아 또 가면 되니까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곳이 있다. 백두산 천지, 독도 접안, 지리산 천왕봉 일출, 설악산 대청봉 일출과 운해, 스위스 마테호른, 히말라야 산맥까지...... 그 만큼 귀하고 멋진 비경은 자신의 모습을 쉽게 드러내 주지 않는다. 그 중에 프랑스 노르망디 에트르타(Etretat)를 조용히 추가한다. 힘들게 갔는데 갑자기 밀려온 해무때문에 눈 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고 왔다.

Paris살이 3주동안 유로스타 타고 영국을 다녀올까, TGV타고 남프랑스를 다녀올까, 고민을 하다 파리와 파리 근교만 다니기로 했다. 파리 근교는 보통 1,2시간 이내 거리로 부담이 없는데 몽 생 미셸(파리에서 450km)과 에트르타(210km)는 조금 더 멀다. 친구와 스케줄 맞추고 날씨 좋은 날로 골라 아침 일찍 에트르타로 출발했다.

에트르타는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도시로 팔레즈 다발과 다몽 절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모파상 쿠르베 모네 등 많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은 곳이다.

"친구에게 처음으로 바다를 보여 주어야 한다면, 서슴없이 에트르타 마을을 보여 주리라."

Si j`avais à montrer la mer à un ami pour la première fois, ce serait Etretat que je choisirais……”

– 알퐁스 카흐 Alphonse Karr


그토록 멋지다는, 사진이나 그림으로만 보았던 에트르타로 가는 길, 프랑스 노르망디 끝없는 평원이 창밖으로 펼쳐졌다. 어느 한 곳도 버려진 땅이 없고 잘 정리된 숲, 예쁜 마을과 초록의 평원이 눈을 호강 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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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르타에 가까워 지니 안개가 앞을 가리기 시작했다. 안개 속에 희미한 해는 여전히 보였고 안개는 많다 적다 했다. 한낮의 해는 안개를 이겨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에트르타에 도착했는데 희미한 안개는 여전하다. 먼바다는 보이지 않고 에트르타 코끼리 바위가 희미하게 보였다. 잠시 정리하고 2분도 안되는 사이에 다시 코끼리 바위를 바라보니 해무 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리고 거의 보이지 않았다. 허망한 눈으로 안개만 바라보다 바위 위쪽으로 올랐다. 해가 떠오르면 안개가 걷히기를 바라면서.

위에서도 바다는 전혀 보이지 않고 바위 절벽만 희미하게 보이고 갈매기만 지 세상인 듯 날아다녔다. 잘 보이지도 않은 절벽을 기웃기웃하다 내려와 식사하러 갔다. 식사하고 나면 오후에 걷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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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을 이용한 연어요리는 너무나도 맛이 좋았다. 물론 와인도 맛이 좋고 디저트와 커피는 더 맛있다. 1시간 30분 동안 식사를 하고 바다로 다시 나가보니 해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코끼리 바위는 모습을 드러내주지 않았다. 차를 타고 건너편 성당 쪽으로 올랐다. 여전히 안개 속을. 원래 맑은 날이라면 해변과 코끼리 바위 절벽이 멋지게 펼쳐져야 하는 곳이다. 몽환적인 모습으로 서있는 성당을 빙빙 돌다가......

몇시간 동안 물러날 생각이 없는 해무에게 '내가 졌다.'하고 Paris로 향했다. 에트르타에서 멀어지니 여전히 맑은 날씨다. 에트르타에서 맛있는 식사 한걸로 위안을 삼고 아름다운 초록의 평원을 보며 아쉬운 맘을 달랬다.

내가 파리에서 돌아온 다음 주에 아들이 파리 출장을 갔다. 출장 마지막 날 다녀온 에트르타 사진과 모네와 쿠르베의 작품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한다. Paris살이 동안 늘 행운이 함께 했는데 에트르타 가는 날만 행운이 출장을 가버렸나보다. 아마도 프랑스에 또 오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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