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LODY Nov 19. 2022

반려견의 사랑은 어디까지?

싫다고 할 땐 언제고....

코비가 애기일 때 우리는 코비를 읽지 못했다. 강아지 코비는 5주가 되어서 온 코비는 하루에도 20번 이상 큰일과 작은 일을 규칙 없이 온 집안에 흔적을 남겼다. 그것 까진 괜찮았다. 하지만 실내용 신발을 가지고 다니면서 물어뜯기 시작했다. 다른 물건들은 물어뜯지 않았는데 유독 실내 슬리퍼를 계속 물어뜯는 게 아닌가. 몇 번을 야단을 쳤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이유를 몰랐다.  급기야 남편 신발까지 물어뜯기 시작했다. 중간이 없는 남편은 참다가 화가 난 나머지 신발을 코비한테 던졌다. 순간 깨갱하고 코비는 공포에 도망을 갔다. 우리 식구들은 다 놀랬다. 그 후로 코비는 남편 근처도 가지 않았다. 일주일 정도 지나서 미안하다고 몇 번을 사과하고 간식으로 주고 나서야 관계가 아주 서서히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른 후 알고 보니 이빨이 하나씩 빠지는 것을 알았다. 아마도 이빨 갈이 한다고 이빨이 가려운데 물어뜯을 수 있는 게 굴러다니는 슬리퍼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미안하다. 그 이유를 알았더라면 장난감을 좀 더 자주 갈아줄걸 하는 생각이 든다. 고무질감에 말랑말랑한 장난감으로 말이다. 


코비가 이제는 1년 하고도 10개월이 되었다. 사람 나이로 21살이 다 되어간다.

<< What dogs want>> Mat Ward


우리한텐 아직도 강아지인데 코비의 시간은 너무도 빨리 흘러간다. 그사이 매우 성숙하고 큰 거, 작은 거는 집안에서 절대 하지 않고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 가끔 코비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아파온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는 하루 일을 마치고 오면 매우 힘들어하는데 집에 코비가 있는 날이면 활짝 웃으면서 들어온다. 일에 지쳐와도 코비가 산책 나가고 싶어서 하염없이 쳐다보면, 평소라면 소파와 한 몸이 되어있을 텐데 웃으며 코비를 데리고 나간다.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을 극협 하는 완전 깔끔쟁이 스타일인 남편은  코비한텐 아주 제너러스 하다. 그리고 외식할 일이 있으면 꼭 코비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으로 검색해서 간다. 


음식점에 가서 강아지 물통이 더러워서 그곳에 주지 못하고 사람이 먹는 종이컵에 물을 채워서 잘 보이지도 않아서 물높이를 확인하면서 코비에게 준다. 과연 코비의 사랑은 어디까지 인가?

그래도 반려견을 싫어하지 않고 사랑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작가의 이전글 나는 이메일을 체크하고 코비는 피메일을 체크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