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후 마음이 무겁다.
익숙한 공간에서 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아이,
그러다 타인의 시선에 제지당하고
그 모습에 나 역시 부담스럽고 당황스럽지만
한편으론 속상한.
그 복잡한 마음들을 안고 글을 쓰던 중
문득 하나의 장면이 떠올랐다.
작년 겨울
바다와 함께 연말 심리 콘서트에 갔던 날의 기억.
그날 바다는
조용히 앉아 있는 청중 사이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자기 속도대로 행동했다.
이것저것 질문을 하고,
영상에 나오는 영어를 따라 말하기도 하고,
비치된 간식들을 달라고 하기도 하고,
누가 보기엔 ‘너무 자유롭고 산만한’ 아이였을 것이다.
“바다야, 쉿”
“여기서는 조금 작게 얘기해야 해~”
라고 바다에게 말하고 있을 때,
박사님이 말했다.
“제발, 그냥 아이를 있는 그대로 두세요.”
그리고 바다의 말소리와 웃음을
방해가 아닌 ‘추임새’로 받아들이며
아무렇지 않게 아주 자연스럽게
강연을 이어갔다.
왜 지금, 그 장면이 떠오른 걸까?
아마도
내가 다시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일 거다.
요즘 바다는 더 자주 감정을 드러낸다.
큰소리로 말하고, 더 강하게 표현하고,
기분이 좋아지면 날듯이 뛴다.
순간 나도 움츠러든다.
‘조용히 시켜야 하나’,
‘지금 이 감정을 통제해야 하나’ 하고.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바다의 그 감정은
그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살아있는 감정이라는 걸.
그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함께 배워야 한다는 걸.
그리고 그 시작은
바다의 감정을 방해가 아닌 ‘추임새’로 들을 수 있는 나에서부터라는 걸.
나는 그날 박사님처럼,
아직 그렇게 단호하고 여유롭게 말하진 못한다.
하지만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나의 기준은 다시 바로 선다.
'바다를 있는 그대로 두고 싶었지.
감정을 틀어막는 게 아니라,
감정을 전할 수 있는 아이가 되게 하고 싶었지.'
언젠가 나도
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안고 말할 수 있기를.
그때까지는
이렇게 기억 하나를 꺼내어
내 마음을 다잡고
다시 아이 곁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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