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은 어디에 갔을까?

숫자 세기에 빠진 아이

요즘 바다는 숫자 세는 걸 좋아한다.
아마 어린이집에서 혹은 누군가에게 배운 것 같다.
특이한 건, 항상 16을 빠뜨린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김없이


“엄마, 16 안 셌죠?”


라는 말을 덧붙인다.

어쩌면 누군가가 바다에게


“어, 16이 빠졌네”


라고 했던 기억이
그대로 말놀이처럼 남아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처음에 고민했다.
이걸 말해줘야 할까?
지금 고쳐주지 않으면 숫자를 헷갈려할까?
개념이 왜곡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바다는 숫자를 배우는 게 아니라, 숫자로 놀고 있는 중이라는 걸.

바다에게 숫자는 정답이 아니라 노래다.
한 소절이 빠져도 노래는 이어지고,
빠진 소절을 찾아 말하는 것조차도 놀이의 일부다.



오늘은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응, 오늘도 16이 숨었네.
괜찮아. 숨바꼭질하나보다~
다음엔 나올 수도 있지.
바다가 숫자 셀 때 나는 그 목소리가 좋아.”



그건 숫자놀이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바다라는 존재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언젠가 바다는
16이라는 숫자의 자리를 정확히 익히고,
자기 것으로 만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바다는 정답을 몰라도 되는 시절을
살고 있는 중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 시절의 바다를
조금 더 오래
듣고, 보고, 기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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