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태할아버지의 변신
요즘 바다는 잠자리를 미루며 장난을 친다.
같이 자자고 하고, 안 졸립다고 하고, 더 놀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매일 정시 육퇴를 기대한다.
언젠가부터 남편이 꺼내든 비밀 병기—망태 할아버지.
한때는 공포심이 효과적이라는 걸 인정했다.
“안 자면 망태 할아버지가 온대.”
그럼 바다는 서둘러 굿나잇 인사를 했다.
그 장면은 귀엽고도, 어딘가 마음이 아팠다.
무서워서 잠든다는 게 아이 마음에 어떤 자국을 남길지,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제부터는 바다에게 조금 다르게 말하고 있다.
“망태 할아버지는 무섭게 생기긴 했지만,
사실은 바다를 사랑하는 분이야.
바다가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몸이 힘들까 봐 키가 안 클까봐,
걱정돼서 오는 할아버지야.”
그리고 세 가지를 전했다.
첫째, 망태 할아버지는 바다를 돕는 사람이라는 것.
둘째, 바다가 자야 엄마도 눈을 감을 수 있다는 것.
셋째, 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바다 몸이 크려면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공포 대신 사랑을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공포의 카드를 내려놓자
우리의 수면엔 혼란기가 찾아 왔다.^^
아마 오늘도 나는 바다의 꾀임에 두손두발 다 들고,
함께 잠을 자게될 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루틴을 지키는 일과 바다의 마음을 지키는 것 중에
지금은 기꺼이, 나는 마음을 택하고 싶다.
#육아일기
#마음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