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깨우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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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평소처럼 바다와 함께 밥을 먹었다.
식탁 위에는 늘 그렇듯 견과류와 샐러드 (오늘은 나또까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식사하던 중
바다가 해바라기 씨를 먹으면서 물었다.
“엄마, 이게 씨지요? 시안이(같은 반 친구 이름)도 같은 거지요?”
‘시안이에게 해바라기 씨를 주고 싶다는 건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몇 번을 되묻다가 웃으며 넘기려던 그때,
바다는 다시 물었다.
“엄마, ‘나’ 할 때 나랑, 이거 나또랑, 나윤이(같은 반 친구 이름)랑 같은 거지요?”
“바다야! 맞아! 진짜 똑똑하다!
어떻게 그걸 알았어? 너무너무 멋져!”
나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물개박수를 쳤다.
나는 한때 ‘한글 교육은 언제 시작해야 하나’
‘전집은 들여야 하나’ 고민했던 엄마였다.
그래서 ‘가가가, 나나나’ 돌림 노래도 해보고,
영상보다는 책을 가까이 두려 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런데 오늘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바다는 스스로 깨우치는 존재로서 눈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왜 많은 아이들은
이렇게도 생생하게 의미를 알아가는 여정 중에,
곧 ‘이해력이 부족하다’, ‘학습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을까.
아이의 마음이 정답지보다 빠르지 않다고 해서
‘느리다’고 말하는 건 아닐까.
지금 바다의 언어놀이도,
어쩌면 누군가의 기준에서는
당연하거나 무의미한 수다쯤으로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바다와의 에피소드가
내 마음에 믿음 하나를 심었다.
아이의 성장은 가르쳐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내며 마주보는 순간에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그걸,
나는 잘 기억하고 싶다.
#육아일기
#엄마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