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기력함이 짜증으로
며칠간 나는 바다에게 무례했다.
양말을 제대로 뒤집지 못하는 바다를 보며 짜증을 냈고,
반복될수록 나는 더 차갑게 바다를 몰아붙였다.
나는 분명 아이를 사랑한다고 믿었지만,
그 순간의 내 행동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나 자신이 두려웠다.
왜 그랬을까…
어릴 적, 거실 탁자 앞에서
엄마에게 시계 보는 법을 배우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는 “5분 다음에 10분이야. 그럼 10분 다음에는 뭐야?” 하고 물었다.
“모르겠어요.”
나는 대답했고,
엄마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 순간 느꼈던 무력감, 수치심, 외로움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내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또다시 나를 찾아왔다.
‘설마 바다도 나처럼 이해력이 부족한 건가?’
‘나는 엄마처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왜 이렇게 서툴기만 하지?’
‘겨우 이 정도도 기다려주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싫다.’
이런 생각들이 겹쳐지자,
나는 너무 고통스러워졌고, 결국 아이에게 화살을 돌렸다.
‘아니, 얘가 문제야. 이 쉬운걸 왜 못하지?’
그러면서 아이를 다그치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알게 됐다.
그때 감당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지금도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고,
돌보지 않으면 고스란히 아이에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 나는 바다에게 사과할 것이다.
완벽한 엄마가 되려 하기보다,
실수한 뒤에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바다를 통해 나는
어릴 적 나를 다시 품고, 나의 마음을 아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