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마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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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가 나를 때렸어.”
바다가 2주 넘게 하는 말이다.
나는 고민스러웠다.
반복되는 이 이야기 속에 ‘사실’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혹은 말 그대로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지...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이야기는 정말 오늘 있었던 일이었을까?
아니면 며칠 전 일어난 사건이
바다 안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 걸까?
감정의 출발점은 실제 사건이었을 것이다.
로맨M자인 바다는
그 때 느꼈던 감정적 상처, 당황스러움, 수치심 같은
감정의 잔향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
한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마음도 끝나는 건 아니니까.
나 역시 말 한 마디에 며칠을 맴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아침에 들었던 말이,
오후의 나를 지배하기도 한다.
무언가를 하면서도
여전히 감정의 늪에 빠져 있을 때가 있다.
우리는 모두 과거 감정이 현재를 지배하고,
말보다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존재다.
어른인 나는 그걸 감추고,
나름 정리하고,
말로 글로 바꿔보기도 하지만
아직 서툰 바다는
그걸 엄마,아빠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바다가 자신의 감정을 반추하고,
재정의하고,
그 일련의 활동을 하는 것을
옆에서 잘 지켜봐 주고 싶다.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