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생각하는 나
4살 바다는 Paw Patrol이라는 만화에
빠져있다.
만화를 보고 난 뒤 바다가 들려주는 말들에는
아이의 마음의 지도가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바다는 스스로를 Chase 라고 한다.
용감하고 책임감 있고,
감정은 깊되 흔들리지 않는,
그리고 모두를 돕고 싶은 리더.
바다가 꿈꾸는 자신의 모습이다.
(로맨, 아이디얼 성향이 있는 아이들의 로망같은 캐릭터!)
아빠는 언제나 Ryder다.
가족을 이끌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
늘 든든하고 안정적인 존재.
그래서인지 아빠의 자리는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처음부터 Ryder였고, 지금도 Ryder다.
그런데 엄마인 나는 조금 달랐다.
바다는 처음에 나를 Rubble에 배정했다.
통통하고 귀엽고,
편안함을 주는 캐릭터지만
약간 동네 바보같은 이미지…
‘얘가 벌써부터 나한테 장난을 치나?’
‘나랑 루블이랑 어디가 닮았다는거지…’
하고 그땐 웃어넘겼다.
그러다 어느 날
바다는 내 캐릭터를 Rubble에서 Skye로 바꾸었다.
나는 좀 놀랐다.
스카이는 능동적이고 용감하고
모두를 따뜻하게 만드는 멋진 캐릭터인데,
그 스카이를 나에게 주다니�
처음엔
‘남녀 구분을 한건가?‘
’분홍색이라서 엄마인가?’
‘좀 미안해서 바꿔줬나?’
라는 단순한 생각이 스쳤다가,
이 또래 아이들은 성별보다는
감정, 분위기,역할,에너지 같은 정서적 속성에 따라
캐릭터를 선택한다는 어느 연구를 보고,
또 바다의 마음을 더 깊게 보게 되고,
생각을 바꿨다.
루블이던 시절은
나를 안정감으로 느끼던 때였다면,
지금은
나를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다정하고,
능동적으로 옆에 있어주는 사람으로
느끼기 시작했다는 뜻이 아닐까…
아무튼
이제 나는 바다의 스카이다.
따뜻하고, 날아다니고,
바다가 보고 싶은 세상으로 함께 가주는 사람.
만화와 바다의 역할 놀이를 통해
읽게 된 바다의 마음.
바다가 생각하는 우리 가족의 이미지,
그리고 관계의 업데이트까지…
육아는 고되지만
육아에서 오는 깨달음은
언제나 새롭고 재밌다��
#육아일기